택배기사가 물건을 문 앞에 놓고 인증 사진을 찍어 고객에게 보낸 뒤 다시 물건을 그대로 가져가 버리는 황당한 장면이 포착됐다.
18일 SBS가 입수한 영상에 따르면, 지난 8일 인적 없는 새벽 시간에 촬영스튜디오가 있는 서울 용산의 한 단독주택 앞에 한 배송기사가 오더니 대문 앞에 택배 물건을 놓고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는 다시 물건을 집어 들고 사라졌다.
이 물건은 스튜디오 직원이 촬영에 쓰기 위해 C업체를 통해 급하게 주문한 의상이었다.
직원은 “사진에는 담벼락에 물건이 놓여 있었다. 그런데 그 자리에 갔었을 때 물건은 없었다. 다른 곳으로 배송됐나 해서 3시간 정도 물건을 찾았다”며 황당해했다.
C업체 측에 항의하자 상담원은 “분실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야간에 다시 가져갔다가 주간에 배송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는 새벽 2시가 넘은 시각으로 인적은 없었고 스튜디오로 향하는 입구의 차단기까지 내려가 있는 상태였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해 절도 혐의가 있는지 조사에 들어갔다.
C업체는 “해당 기사는 정규직이 아닌 프리랜서 개념의 위탁 배송원”이라며 “물건을 현장에서 회수할 경우, 회사에 즉시 보고해야 하는데 이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기사의 일탈 행위로 보고 곧바로 업무 배제하고 고객에게도 환불 조치를 했다”며 “경찰 수사에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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