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한 20~22일 한미 정상회담을 반대하는 집회와 환영하는 집회가 서울 곳곳에서 열렸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은 21일 밤늦게까지 바이든 대통령의 숙소였던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 인근에서 사전신고를 하지 않은 채 기습 시위를 벌였다. 대진연 회원 약 20명은 이날 오후 8시 40분경 호텔 정문에서 약 80m 떨어진 버스정류장에 모여 각자 챙겨온 종이 피켓과 바이든 대통령 얼굴 사진 등을 꺼내들고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9시 37분경 만찬 행사를 마친 바이든 대통령의 차량 행렬이 호텔로 진입하자 이들은 목소리를 높여 “바이든 방한 반대한다” 등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경찰 60여 명은 시위대를 둘러싸고 검정색 우산 5개를 넓게 펼쳐 바이든 대통령 차량 행렬과 회원들 사이를 가로 막았다. 약 5m 높이 그물망을 가로로 길게 펼쳤고, 일부 경찰은 참가자들이 손에 든 피켓을 빼앗으려 시도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물건을 투척하는 등 돌발행동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오후 11시가 넘은 시각까지도 일부 시위대가 남아 경찰과 대치했다.
대진연은 바이든 대통령 방한 첫날인 20일에도 하얏트 호텔을 찾아 기습 시위를 벌였고, 21일 오후 1시경엔 바이든 대통령이 방문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반대 집회를 진행했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도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의 만찬이 진행된 국립중앙박물관 맞은편 인도에서 30여 명이 모여 반대 집회를 진행했다. 오후 7시 15분경 바이든 대통령 차량 행렬이 국립중앙박물관 정문으로 들어서자 이들은 “NO 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STOP MD(미사일방어체계)” 등 구호를 외쳤다.
평통사는 이날 오후 정상회담이 진행된 용산 대통령 집무실 맞은 편 전쟁기념관 인근에서도 회원 70여 명이 모여 방한 반대 집회를 진행했다. 집회 이후 녹사평역까지 800m 가량을 행진한 이들은 그곳에서 사전 신고 없이 집회를 진행해 경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행진 이후 해산하는 일정으로 집회를 신고했는데, 예정에 없던 집회를 진행해 자진 해산을 요청하는 방송을 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 방한을 환영하는 보수 단체들의 집회도 열렸다. 서울시재향군인회 회원 800여 명(경찰 추산)은 21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을 참배하는 바이든 대통령을 환영하기 위해 낮 12시경부터 정문 인근에 모였다. 이들은 “한미동맹 강화”, “반미활동을 즉각 중단하라”, “미국은 혈맹국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바이든 대통령 방한 마지막날인 22일 오전에도 하얏트 인근에선 자유대한호국단 회원 3명이 성조기를 들고 환영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21일 정상회담과 만찬이 진행된 용산 일대 도로에선 교통 통제로 인한 정체가 발생하기도 했다. 두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한 이후 만찬을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일부 도로가 통제돼 정체 현상을 빚은 것. 이날 차를 몰고 용산구 인근을 지났다는 A 씨(30)는 “동작대교에서 국립중앙박물관 쪽으로 이동하던 중에 차가 정체돼 20분가량 도로에 서 있었다”며 “평소 막히던 길이 아니어서 의아했는데 정상회담 때문인 걸 나중에 알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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