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공무원이 1년 8개월 만에 법원에서 사망자로 인정됐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가정법원 목포지원 가사5단독(부장판사 전호재)은 20일 유족 측이 낸 실종선고 청구를 받아들여 전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 씨에 대해 실종을 선고했다. 실종선고는 장기간 생사 여부가 분명하지 않거나 사망한 것으로 추측되는 사람을 법원 판단을 통해 법적으로 사망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유족 측은 이 씨가 법적인 사망 상태가 된 만큼 이를 바탕으로 정부 관계자 등에 대해 형사고발과 민사소송 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씨의 친형 이래진 씨는 22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사건 당시 동생이 북한군에게 발견된 것을 인지하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은 문재인 전 대통령 등 이전 정부 관계자들을 살인방조나 직무유기 등으로 형사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건 당시 군과 정부는 이 씨가 북한군에 월북 의사를 밝힌 정황을 확인했다고 했지만, 유족들은 이 씨의 월북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사망 경위 확인을 위해 청와대와 국방부 등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청구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지만 정부의 항소로 현재까지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유족 측을 대리하는 김기윤 변호사는 “실종선고를 기반으로 이 씨에 대한 순직유족급여를 신청할 예정”이라며 “그 과정에서 현 정부가 이 씨의 월북 여부에 대한 판단을 다시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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