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경 공채 체력시험에서 여성 지원자도 남성 지원자와 동일하게 발끝과 손바닥을 땅에 댄 자세로 팔굽혀펴기를 평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그동안 여성 지원자는 발끝 대신 무릎을 댄 자세로 팔굽혀펴기를 하도록 했다.
23일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국가경찰위원회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찰공무원 채용시험에 관한 규칙’의 일부개정안이 논의됐다.
현행 순경 공채 체력시험은 윗몸일으키기, 악력 측정, 100m 달리기, 1000m 달리기 등 총 5개 종목(50점 만점)으로 구성돼 있다. 팔굽혀펴기의 경우 남성 58회 이상, 여성 50회 이상이 만점(10점)이고 남성 12개 이하, 여성은 10개 이하는 다른 과목 점수와 관계없이 탈락이다.
논의된 개정안은 여성 지원자의 팔굽혀펴기를 현행에 비해 힘이 많이 드는 자세로 바꾸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순경 채용 정원은 남녀 따로 정해져 있어 여성 지원자의 팔굽혀펴기 방식을 바꿔도 성별 합격 인원에는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올해부터 경찰대, 간부후보생 채용 과정에서는 여성 응시자도 정자세로 팔굽혀펴기를 하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해 11월 인천 흉기난동 사건 등 범죄 현장에서 경찰의 대응력 관련 논란이 되풀이되자 ‘현장 대응력 강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채용 과정 개정을 검토해왔다.
경찰청 관계자는 “순경 공채에서도 남녀 동일한 체력 측정 방법을 적용해 시민들의 경찰 체력, 현장 대응력에 대한 불신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경찰의 현장 대응력은 남녀 불문 평소 훈련 부족이 가장 큰 문제인데, 여경 체력 검정을 강화하는 식으로 접근하는 건 초점이 빗나간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경찰청은 올해 하반기 중 개정안을 국가경찰위원회에 상정할 방침이다. 개정안은 체력 시험 중 윗몸일으키기와 좌우 악력 평가기준을 강화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순경 공채 체력검사 기준이 달라지면 2023~2025년 3년 동안 적용될 전망이다.
2026년부터는 순경 채용 시 남녀 응시자에게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순환식 체력검사’ 도입도 논의되고 있다. 현행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100m 달리기 등 종목별 시험이 아니라 △장애물 달리기(약 340m) △장대허들넘기 △밀기·당기기 △구조하기 △방아쇠 당기기 등 5개 코스를 한 번에 주행하고 기준 시간 내 통과해야 합격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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