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호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은 23일 “국가와 사회 발전을 저해하는 권력형 비리, 시장경제 질서를 훼손하는 기업범죄나 금융비리 등은 배후까지 철저히 규명해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지검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시행과 관련해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그릇된 관념으로 검찰 제도의 본질까지 훼손될 위기에 봉착해 있다”며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고 강자들이 법 위에 군림하거나 법 뒤에 숨지 못하도록 우리의 사명을 다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수완박법 시행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면서 검찰 수사권이 축소되는 올 9월 이전에 권력형 비리 등을 엄단함으로써 검찰의 존재를 증명해야 한다는 인식이 깔린 것이다.
이날 취임한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 김후곤 서울고검장, 양석조 서울남부지검장 등 다른 간부들도 이구동성으로 ‘위기 상황’임을 언급하면서 검찰 본연의 역할과 기능을 강조했다.
차기 검찰총장 취임 전까지 검찰총장 직무대리를 맡는 이 차장검사는 이날 첫 출근길에 “바뀐 법률 탓만 하고 있을 순 없다”며 “사건 한 건, 한 건마다 전력을 다해 수사하고 기소하고 재판하는 것만이 국민의 신뢰를 얻는 유일한 길”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서울중앙지검)을 비롯해 라임·옵티머스 펀드 의혹(중앙지검·남부지검), 성남FC 불법 후원금 수수 의혹(수원지검) 등 권력형 비리 사건 처리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검은 이날 일선 검찰청에 “경찰 및 선거관리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해 신속하고 공정하게 선거사범을 처리하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검찰은 6·1지방선거 관련 사건에 대해 연말까지 직접 수사권을 행사할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선거범죄 직접 수사 권한이 사라지기 전 실체 진실 규명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검은 인천지검(국제범죄), 수원지검(첨단산업보호) 등 전문 분야가 지정된 전국 11개 ‘중점 검찰청’ 효율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금융 범죄에 특화된 서울남부지검에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을 부활시킨 것처럼 인력 등을 확대해 수사 역량을 키우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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