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겪던 아파트 주민이 위층 사람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퍼뜨리려다가 최근 경찰에 붙잡혔다.
울산의 한 30대 여성이 자신의 코로나19 분비물을 위층 주민 자전거에 휴지로 묻힌 사실이 CCTV로 발견된 것.
이 여성은 1년 반 동안이나 이어진 소음으로 고통 받고 있던 터에 돌이 안 된 아기가 코로나에 걸려 아파하다 잠들어 있는데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려 홧김에 저지른 행동이라며 후회하고 있다고 했다.
절대 해서는 안 될 행동이지만 층간소음으로 고통을 겪어본 사람은 ‘오죽 했으면 저럴까…’라고 일말의 동정심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가끔은 윗집 사람도 모르는 소음이 있을 수 있다. 갈등과 분쟁이 장기화될 우려가 크다. 원인 파악을 먼저하고, 윗집이 시치미를 떼는 것이 확인되면 소음 측정 등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한다.
아래 사례는 실제 경험입니다. 층간 소음 관련 고충이 있으면 자세한 내용을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사례: ‘드르륵’ 소리에 귀마개 염증, 윗집은 “그런 일 없다”
저는 몇 달째 윗집에서 나는 기계 소음에 고통받고 있는 사람입니다. 생각나는 방법은 전부 써봤지만 해결이 되지 않아 조언을 구해보고자 합니다.
7개월 전에 지금 거주중인 아파트로 이사왔습니다. 아파트는 18년 된 아파트라 당연히 층간소음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 처음에는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문제의 소음은 3개월 전부터 시작됐습니다. 드릴소리로 착각하기 딱 좋은 소리라서 처음엔 누가 이사왔다고 생각했습니다. 얼마 후에는 작업을 하는 듯 한 기계음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관리소에 연락해 직원이랑 같이 올라가보기도 했는데 윗집 사람은 집에 없는지 벨을 아무리 눌러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음날에도 소리가 나길래 참다참다 30분을 넘긴 시점에서 다시 찾아가봤습니다.
관리소 사람이 벨을 누르자 기계소리가 멈췄는데 문은 열어주지 않고 인터폰을 통해서만 대화했습니다. 층간소음 때문에 찾아왔다고 말하자 자기가 샤워중이어서 문을 열어주기 곤란하다고 합니다. 소음 발생 시간은 주로 아침 5시부터 아침 8시, 저녁 5시부터 밤 11시까지입니다.
이제는 밤에 드르륵 소리가 시작되면 가족이 전부 한숨부터 쉽니다. 아내는 귀마개를 매일 끼다보니 귀 안쪽에 염증이 생겼다고 합니다. 매일 두 세 시간씩 이러는걸 보면 부업이라도 하는걸까요? 시치미를 떼는걸 보면 자기도 소음이 심하다는 걸 알긴 하는 모양인데 어떻게 해야 그만두게 할 수 있을까요?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해법
과거 여러 사례를 보건대 윗집 잘못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아랫집의 오해일 수도 있습니다.
10년 이상 된 공동주택은 배관으로 물이 흐를 때 그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배관이 심하게 진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배관을 감싸고 있는 벽 콘크리트와 부딪혀 발생하는 소음이 발생하고, 그 소음이 실내로 전달되는데 이때 거주자들은 종종 작업소음인 것처럼 듣게 됩니다.
다음 방법을 사용해볼 것을 권합니다. 우선 관리소에 가서 상황 설명을 하고, 급수압력을 조절해 줄 것을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표준압력보다 높게 설정되어 있는 게 보통입니다. 감압밸브의 교체시기가 지난 경우에는 관리소에 요청하면 됩니다.
강요는 하기 어렵지만 윗집에 감압밸브를 자체적으로 설치할 것을 정중히 부탁하는 것도 생각해볼만 합니다. 욕실에만 설치하면 큰 비용은 들지 않으면서 소음저감에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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