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꾼 바늘에 걸린 필로폰 투약 주사기…경찰 마약사범 2명 검거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25일 17시 49분


A씨 검거 과정에서 해경이 압수한 마약주사기. 남해해경청 제공
A씨 검거 과정에서 해경이 압수한 마약주사기. 남해해경청 제공
“묵직한데…. 이건 분명 문어다!”

지난해 11월 9일 오후 부산 중구 부산항만공사 근처 부두. 60대 낚시꾼 A 씨는 바닥까지 내려간 낚싯바늘에 뭔가 걸려들면서 낚싯대가 크게 휘자 월척을 낚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물 밖으로 나온 것은 검은 봉지 하나 뿐이었다. 쓰레기인가 싶어 봉지를 열었더니 주사기 다발과 천으로 꽁꽁 싸인 돌멩이가 나왔다.

A 씨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봉지 속 주사기 62개를 감식했고, 그 결과 모든 주사기에서 필로폰 성분이 검출됐다. 경찰은 주사기 바늘 등에 묻은 혈흔을 채취한 후 유전자(DNA)를 분석해 조직폭력배 B 씨와 그의 지인 C 씨를 필로폰 투약자로 특정했다.

마약 투약 전과가 있는 이들은 지난해 8월 처음 만난 뒤 주로 B 씨의 집에서 필로폰을 투약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평소 낚시를 즐기던 B 씨는 지난해 11월 초 자신의 집에서 보관하던 주사기를 바다에 던져 증거를 인멸하기로 했다. 주사기가 영원히 가라앉도록 돌멩이도 함께 봉지에 넣어 완전범죄를 꿈꿨지만, 이들의 범행은 결국 낚시꾼 때문에 들통났다.

남해해양경찰청 마약수사대는 B 씨와 C 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에게 필로폰을 제공한 전달책을 뒤쫓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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