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비산동 일대 염색산업단지
2030년까지 국비 등 1조원 투입해
친환경 열병합발전 시스템으로 전환
에너지 자립도시로 도약 발판 기대
대구의 낡은 산업단지를 친환경 공간으로 개선하는 사업이 잇따라 추진된다.
대구시는 서구 비산동 일대 염색산업단지를 ‘탄소중립 랜드마크’로 조성하기 위한 구체적 사업 계획을 마련한다고 25일 밝혔다. 사업은 산업단지 내 석탄발전시설을 수소 기반 열병합발전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버려진 플라스틱 같은 폐자원을 활용해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인프라도 갖춘다.
시는 내년부터 2030년까지 국비 4000억 원, 민자 5600억 원, 시비 400억 원 등 총사업비 1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향후 에너지 수요량 분석과 발전설비 구조 설계 과정을 거쳐 사업비를 조정할 예정이다. 성주현 대구시 기후대기과장은 “지역 특성에 맞는 실효성 있는 사업 모델을 만들기 위해 계획 수립 단계부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관련 기관 및 단체와 소통 협업 체계를 상시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1980년 조성된 대구염색산업단지는 5만7480m² 규모다. 현재 127개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종사자 약 5640명이 근무 중이다. 최근 들어 낡은 시설과 환경 문제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면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비가 오는 날에 악취가 심하다는 민원을 계속 제기하는 상황이다.
단지에는 유연탄을 쓰는 보일러 2개가 1987년과 2004년 각각 준공됐다. 이후 액화천연가스(LNG) 보일러가 2014년 지어졌다. 이 시설들은 연간 유연탄 31만5000t과 LNG 323만 m²를 사용해 입주 기업에 열과 증기를 공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염색산업단지의 탄소배출량은 2018년 기준 80만 t으로 대구 전체(934만 t)의 약 8.6%를 차지하고 있다. 2018년 기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도 527t으로 대구 전체(5382t)의 약 9.8%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는 올해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경북대 산학협력단에 ‘도심 산단의 탄소중립 첨단산업단지 전환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의뢰했다.
2월 대구녹색환경지원센터에 의뢰한 ‘염색산단 업종 전환 등 중장기 수요량 분석’ 용역도 진행되고 있다. 시는 2개 용역을 통해 친환경 발전설비로 전환하는 단계별 방안 및 최적 모델을 도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시는 이번 사업이 국내 석탄 기반 산업을 탄소중립 패러다임에 맞춰 개선하는 모범 사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홍성주 대구시 녹색환경국장은 “대구 북서지역 관문 산업시설을 친환경 청정산업단지로 개선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향후 대구가 에너지 자립 도시로 도약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대구 달서구는 올해 온실가스 저감 컨설팅 사업을 추진한다. 최근 성서산업단지관리공단에서 기업 설명회를 열고 사업 추진 계획을 설명했다. 달서구는 올해 12월까지 기업 10곳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국비로 지원한다. 해당 업체들은 전문가들과 온실가스 감축에 따른 원가 절감 및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활용한 이윤 향상 방안을 논의한다.
성서산업단지는 전체 규모 1225만7670m²로 섬유와 석유화학, 철강, 기계, 전기전자 등 3112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낡은 건축물과 대기오염으로 적지 않은 민원이 발생해 왔다. 달서구는 이번 사업이 친환경 산업단지로 바뀌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운백 달서구청장 권한대행은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기후위기 대응뿐만 아니라 탄소중립 기조에 동참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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