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경기 양주시의 한 고깃집에서 다 먹은 음식을 환불해 달라며 갑질 행패를 부렸던 목사 모녀에게 검찰이 벌금형을 구형했다. 이들 모녀는 법정에서 “배달 애플리케이션에선 별점 1점을 주고 악평해도 문제가 안 되는데 너무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의정부지법 형사5단독 박수완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공갈미수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목사 A 씨에 대해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딸 B 씨에 대해서는 벌금 300만 원을 구형했다.
A 씨는 최후진술에서 “나는 엄중히 처벌받아도 되지만 딸은 아직 어리다. 선처해 달라”고 눈물을 흘리며 호소했다. 딸 B 씨도 “이 사건으로 너무 힘들어서 양주에서 인천으로 이사 갔다”면서 “요즘 배달의 민족에선 벌점 1점을 주는 등 악평해도 괜찮은데, 굳이 공론화해서 갑질이라고 보도한 것은 너무하다”고 울면서 진술했다.
재판장이 피해자와 합의했는지, 사과했는지 등을 묻자 이들 모녀는 노력 중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하지만 피해자인 고깃집 사장 부부는 “여태껏 가해자가 사과나 합의를 하려고 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날 고깃집 사장 C 씨는 처음 사건을 공론화했던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을 찾아 재판 참관 후기를 전하기도 했다.
C 씨는 “지난해 5월 27일 첫 글을 올리고 거의 1년 만에 공판이 잡혀서 아침에 참관했다. 참 오래 걸렸다”며 “많은 분이 소식을 궁금해하고, 어찌 됐는지, 또 합의는 했는지 물어본다. 첫 글에도 적었지만, 합의 안 한다. 돈이 목표가 아니라 처벌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판을 참관하고 나서 든 생각은 ‘악어의 눈물’이었다”며 “반성한다던 모녀가 모든 비판 댓글에 고소를 남발하고 심지어 우리 부부도 고소·고발했으면서 무엇을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씁쓸해했다.
앞서 목사 모녀는 지난해 5월 26일 오후 7시경 경기 양주시의 한 고깃집에서 3만2000원 짜리 메뉴를 시켜 먹은 뒤 “옆에 노인들이 앉아 불쾌했다”는 이유로 막무가내 환불을 요구했다.
모녀는 이 과정에서 “돈 내놔. 서방 바꿔. 너 과부야? 가만 안 놔둔다” 등의 협박과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 식당 측과 나눈 문자에서도 “너희같이 가난한 XX들을 협박하면 대체 얼마 줄 건데?”, “장난질 그만해, X먹고 살려면” 등의 폭언을 이어갔다. 또 식당을 허위로 예약하거나 별점테러를 일삼기도 했다.
모녀에게 시달린 사장 부부는 “영업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다”며 한동안 휴업했다. 그러나 해당 사연이 온라인에서 확산하자 전국 각지에서 격려의 메시지와 후원금이 쏟아졌다. 업주 부부는 후원금 70만 원에 300만 원을 보태 지난해 6월 양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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