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취임한 남성현 신임 산림청장은 2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임업인의 소득안정, 국민의 산림 복지,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산림자원 육성 등을 통해 풍요로운 시대를 열겠다”며 ‘산림 르네상스’ 개념을 수차례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국내에서 세계산림총회가 개최되는 등 대내외적으로 산림 분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새 정부 산림 행정의 조타수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사부터 줄곧 ‘산림 르네상스’를 강조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대학에서 강의할 때 학생들에게 ‘산과 나무, 숲은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개 ‘자연’이라고만 답변하더라.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아쉬운 마음이 없지는 않았다. 이제 산림은 자연적 의미뿐만 아니라 경제적 가치와 환경적 중요성, 사회적 의미도 복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특히 산림의 선순환체계를 통한 수익 창출도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산림 르네상스’라는 개념을 강조하게 됐다.
―산림청이 즉시 추진해야 할 현안은….
“경북 영덕과 강원 삼척 산불 등 올해는 이례적으로 대형 산불이 많이 발생했다. 산불의 영향을 받고 피해를 입은 산림에 대한 복원과 복구가 가장 시급하다. 산불 피해지 가운데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등 생태적 가치가 높은 지역이 있다. 이런 지역은 관계부처와 산림복원지원센터, 대학 등과 함께 식생, 토양, 동물 등 산림생태계 현장조사를 실시해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복원과 복구를 추진하겠다. 또 자연재난 대책 기간인 10월까지 태풍과 호우에 따른 산사태 예방 및 대응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올 10월부터 임업인의 소득 안정을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임업직불제가 시행된다.
“한국 산림의 65%는 개인이 소유한 사유림이다. 산주와 임업인들이 산림의 공익적 가치 향상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지만, 각종 개발규제 때문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득 수준을 비교하면 농가의 82%, 어가의 70% 수준에 그치는 상황이다. 임업직불제로 올해 우선 2만8000여 명의 임업인이 지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숲을 잘 가꿔 공익적 가치를 증진한 산주에게는 경제적 가치로 보상하는 ‘공익형 산림환경 서비스 지불제’(가칭)를 도입하겠다. 앞으로는 더 많은 임업인이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취임식 때 직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다고 들었다.
“산림청을 떠나 후학을 양성하고, 임업현장을 돌며 많은 것을 깨달았다.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산림행정을 바라보면서 ‘현장에 방향과 답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직원들에게도 산림 현장의 목소리를 더욱 경청하라고 당부하고 싶었다. 그동안 진행해온 간부들과의 월례회의도 앞으로는 현장 임업인들의 목소리를 듣는 월례특강으로 바꾸는 방안도 생각 중이다.” ―5월 초 산림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산림총회가 한국에서 열렸는데….
“이번 총회에서 ‘서울산림선언문’과 ‘지속가능한 목재에 관한 장관급 선언’이 채택됐다. 서울산림선언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산림관리에 대한 책임이 다양한 기관과 이해당사자 사이에서 통합돼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무엇보다 이번 총회를 계기로 한국은 ‘산림 리더’로서 역할을 하게 됐다. 산림환경 분야에서 선진국들을 뒤따라가는 국가가 아니라 글로벌 의제를 만들어가는 국가가 된 것이다. 앞으로도 국제 네트워크를 내실화해 산림 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이슈나 메가 트렌드에 맞게 산림정책을 추진하겠다.” ―산림청장 재임 중 꼭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산림의 공익적 가치는 220조 원이 넘는다. 산림은 국토의 얼굴이자 자원의 곳간이다. ‘선진국형 산림경영관리’는 기후 위기에 슬기롭게 대처하고, 산림생물 다양성을 보전하며 산림을 지속 가능하게 이용하는 것이다. 산림이 가지고 있는 경제적, 환경적, 사회문화적 기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 산림청은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인력 4000여 명과 등교를 하지 못한 학생 9000여 명의 심리 회복을 돕기 위해 ‘산림 치유’를 지원해왔는데, 앞으로도 지원을 이어나가겠다. 숲속 야영장, 자연휴양림, ‘숲 오피스’ 등 산림복지 기반도 확충하고, 생애주기별 산림복지 정책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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