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으로 참전한 이근 전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대위가 27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 3월 초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에 맞서 싸우겠다며 출국한 지 약 석 달 만에 부상 치료를 위해 돌아온 것이다. 그는 “전쟁에서 많은 범죄 행위를 봤다. 직접 눈으로 보니까 역시 제대로 판단했다고 느꼈다”면서 참전 소감을 밝혔다.
이 씨는 이날 오전 7시 30분경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했다. 취재진 앞에 선 그는 우크라이나 현지 상황에 대한 질문에 “처음 도착했을 때는 키이우가 많이 안 좋았다”며 “장교 출신이냐 물어보고 맞다니까 바로 특수부대팀을 만들었다. 이르핀으로 가라고 하더라. 거기에서 처음 싸웠다”고 설명했다. 민간인 학살 등에 대해선 “옥상에서 적을 제압하는 데 차량이 보였다. (우크라)운전자가 러시아군 총에 맞아서 쓰러졌다. 첫 임무, 첫 전투였는데 기분이 안 좋았다”고 떠올렸다.
외교부는 여권법 위반 혐의로 이 씨를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여권법 제26조에 따라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을 물릴 수 있다. 이 씨는 이와 관련해 “일주일 격리하고 나중에 조사한다고 하더라”면서 “무조건 협조하고 주는 벌 받겠다”고 했다. 다만 “여권법은 하나의 교통법으로 생각한다”며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갔다. 법은 위반했지만 더 중요한 역할이 있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처벌을 피하기 위해 이 씨가 우크라이나 시민권을 받았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그는 “3개월 정도 있으면서 많은 임무를 뛰었고 오랫동안 전투를 했다. 당연히 시민권을 준다고 했고, 땅도 주고 많은 혜택을 준다고 했는데 시민권을 받지 않겠다고 했다”며 “저는 한국 사람이고 신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벌금을 피하고 재판을 피하려고 시민권을 받는 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이 씨는 “지금도 우크라 군 아이디를 갖고 있다. 다쳐서 회복하기 위해 여기(한국)로 나왔다. 마음은 (우크라이나로) 돌아가고 싶다”며 “아직 전쟁이 안 끝났기 때문에 할 일이 많다. 우리가 더 열심히 싸워야 되고 앞으로도 전투를 해야 된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이 씨의 우크라이나 복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 씨가 귀국한 직후 출국금지 조치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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