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지역 풍토병인 ‘원숭이두창’의 확산세가 심상찮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28일까지 유럽과 미주, 중동 등 비(非)아프리카 지역 23개국에서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417명 확인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9일(현지 시간) 이 바이러스의 보건위험 단계를 총 5단계(0∼4단계)의 중간인 2단계 ‘보통 위험(moderate risk)’으로 격상했다. 원숭이두창 주요 정보를 문답으로 정리했다.
―원숭이두창 치명률이 3∼6%에 이른다고 한다. 그럼 국내 치명률 0.13%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보다 최대 46배 더 위험하다는 건가.
“그렇지 않다. 아프리카에서는 이 병의 치명률이 3∼6%에 이른다고 보고됐지만 한국처럼 의료 체계가 잘 갖춰진 곳에선 치명률이 훨씬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프리카에서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치료받지 못해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미생물학교실)는 이 질환의 국내 확진이 시작되더라도 치명률이 1% 미만일 것으로 내다봤다. 아직까지 아프리카 외부에서 원숭이두창으로 숨진 사람은 없다.”
―아프리카 풍토병이 왜 전 세계로 퍼졌나.
“지금까지 확인된 첫 번째 비(非)아프리카 원숭이두창 확진자는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뒤 6일 확진된 영국인이다. WHO는 최근 확진자 급증에 대해 ‘일정 기간 바이러스 전파가 감지되지 않고 퍼지다가 최근 증폭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코로나19와 비교하면 전파력이 어떤가.
“원숭이두창은 공기 중 전파 가능성이 낮다. 이 때문에 같은 공간에서 숨만 쉬어도 전파될 수 있는 코로나19에 비해 전파력이 낮다. 원숭이두창은 대개 감염자의 콧물, 침, 체액 등에 직접 접촉했을 때 전파가 이뤄진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과 접촉해도 옮을 수 있다.”
―걸렸을 때 증상은….
“발열, 두통 등 감기 증세로 시작해 2∼4주 동안 전신에 수포성 발진이 나타난다. 잠복기가 최대 21일이다.”
―걸리면 어떤 치료를 받나.
“전용 치료제가 있지만 치료제를 쓰지 않아도 대부분 자연 치유된다. 하지만 수포가 생긴 자리에 흉터가 남게 돼 발병을 막는 게 중요하다. 확진자 접촉 후 4일 이내에 백신을 접종받으면 약 85% 발병 예방 효과가 있다.”
―한국에 백신이 있나.
“원숭이두창 전용 백신은 없다. 다만 흔히 ‘천연두’로 불리는 사람 두창 바이러스용 백신을 3500만 회분 비축하고 있다. 이 백신을 맞아도 85%의 원숭이두창 예방 효과가 생긴다.”
―코로나19처럼 전 국민이 백신을 맞아야 할까.
“그럴 필요 없다. 전파력이 낮아 환자 밀접 접촉자들만 맞으면 된다. 다만 국내에 있는 두창 백신은 살아 있는 백신의 독성을 약화시켜 체내에 주입하는 ‘생백신’이라 부작용 발생 우려가 크다.”
―고령층은 면역력을 갖췄을 것이란 이야기가 있던데….
“국내에선 1978년까지 사람 두창 백신을 전 국민에게 의무 접종했다. 2∼6개월 영아기, 5세, 12세 등 3차례 접종이 원칙이었다. 따라서 1966년 이전 출생자(만 56세 이상)들은 3차 접종까지 마쳤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1979년 이후 출생자(만 43세 이하)는 한 번도 두창 바이러스에 노출된 적이 없다. 해외도 20∼40대 감염 비중이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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