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교육 방침에 따라 일반 고등학교에서 비장애인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들었던 김 작가에게 수학 수업은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 알 수 없는 것들이 가득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수업 시간 내내 김 작가는 허리를 꼿꼿이 펴고 자신의 노트에 선생님의 판서를 빼곡하게 따라 그렸다. 이를 본 수학 선생님은 반 학생들에게 “현우처럼만 공부해라”라고 말할 정도였다.
김 작가가 빼곡히 채운 수십 권의 노트는 이후 2019년 캔버스로 옮겨지면서 작품 ‘퍼시잭슨 수학드로잉’으로 완성됐다.
김 작가의 아버지는 “어린 시절 현우는 수십 권에 달하는 ‘그리스 로마 신화’와 ‘삼국지’를 20회 넘게 완독할 정도로 집중력이 좋았다”라며 “이 작품의 이름인 ‘퍼시잭슨’ 역시 신화에서 생각해 낸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신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반인반신’인 퍼시잭슨은 김 작가에게 이도 저도 아닌, 어떤 것으로 표현하거나 정확하게 정의할 수 없는 풀 수 없는 ‘수학공식’ 같았다. 그렇게 ‘퍼시잭슨’이 다루는 ‘번개’의 모양을 본뜬 세로무늬가 수학 공식과 연결돼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한 것이다.
김 작가 측은 “작가 입장에서 판매 과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반드시 판매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가격 책정이 진행됐다”며 “작가 본인의 의지로 작품을 판매 목적으로 그린 적은 단 한번도 없다”고 밝혔다.
게다가 ‘퍼시잭슨 수학드로잉’ 작품의 경우 서울대 반도체공학 연구소에 기증한 것으로 밝혀져 윤 대통령 측에서 그림에 대한 금액을 작가에게 직접 전달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서울대 연구소에 역시 ‘수학드로잉’ 시리즈 중 한 작품이 배치되어 있는데,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다운증후군 환자, 정신지체 환자에 대해서 대통령이든 우리나라 최고 공학도들이든 관심을 갖자는 뜻에서 이렇게 비슷한 그림을 양쪽(서울대 연구소와 집무실)에 배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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