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요구에 41곳 중 25곳 교체
민주당 공천 불공정 논란에도
‘무소속 돌풍’은 미풍에 그쳐
6·1지방선거에서 광주 전남 전북 지역 기초단체장 41명 가운데 25명이 교체됐다.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인 호남 지역에서 대선 패배에 따른 혁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60%가 넘는 기초단체장이 물갈이된 것. 다만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의 불공정 논란과 잡음에도 ‘무소속 돌풍’은 예상보다 거세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광주는 구청장 5명 가운데 2명이 교체됐고, 전남에선 시장·군수 22명 가운데 15명이 물갈이됐다. 광주에서는 서대석 서구청장이 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돼 무소속으로 나섰지만 김이강 민주당 후보에게 자리를 내주게 됐다. 김삼호 광산구청장은 불법 당원 모집 혐의로 유죄가 확정되면서 일찌감치 물갈이가 정해졌다. 임택 동구청장, 김병내 남구청장, 문인 북구청장 등 민주당 후보 3명이 재선에 성공했다.
전남에서는 시장·군수 22명 가운데 연임 제한, 불출마 선언, 민주당 경선 등을 통해 여수 순천 광양 담양 곡성 화순 영암 진도 등 8곳의 단체장이 교체됐다.
나머지 14곳 가운데 김철우 보성군수와 명현관 해남군수는 무투표 당선됐다. 본선에 나선 12명 가운데 김종식 목포시장과 김준성 영광군수는 민주당 후보로 3선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무소속 후보로 나섰던 현직 단체장 6명 가운데 김산 무안군수를 제외한 5명이 낙선했다. 민주당 후보로 나섰던 김순호 구례군수와 이상익 함평군수, 신우철 완도군수, 박우량 신안군수 등 4명은 연임에 성공했다. 목포 박홍률 후보, 순천 노관규 후보, 광양 정인화 후보, 진도 김화수 후보, 영광 강종만 후보 등이 민주당 후보와 맞서 승리했고, 민주당이 무공천한 강진에서는 각각 무소속으로 나선 강진원 후보가 이승옥 후보를 눌렀다.
전남 기초단체장 선거는 현직 단체장이 대거 무소속으로 나온 데다 민주당의 공천 잡음에 ‘반(反)민주당’ 정서가 확산하면서 무소속 돌풍이 예상됐었다. 하지만 개표 결과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 곳은 6곳으로 4년 전 지방선거 때 무소속 후보가 5명 당선된 것과 비교하면 1명만 늘었다. 8명의 무소속 단체장을 배출한 8년 전 선거와 비교하면 2명이 적다.
전북은 기초단체장 14명 가운데 8명이 새 얼굴로 바뀌었다. 7명의 새 일꾼을 뽑았던 4년 전 선거보다 1명이 늘었다.
재선 또는 3선 도전에 나선 현역 단체장 8명 가운데 2명이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현역 단체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전주시장과 완주군수 선거에서는 민주당 우범기 후보와 유희태 후보가 당선됐다.
3선 연임 제한으로 현역 단체장이 나오지 않은 남원시장과 순창군수 선거는 민주당 최경식 후보와 무소속 최영일 후보가 각각 선택을 받았다.
현역 단체장이 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되거나 경선에서 탈락한 정읍과 김제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이학수 후보와 정성주 후보가 무소속 후보들을 따돌렸다. 무소속 현역 단체장과 민주당 정치신인들이 맞붙은 장수와 고창군수 선거에서는 민주당 최훈식 후보와 심덕섭 후보가 당선됐다. 반면 재선에 도전했던 장영수 장수군수와 유기상 고창군수는 군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되자 탈당 후 무소속으로 본선에 뛰어든 후보들이 대거 낙선하면서 ‘무소속 돌풍’은 미풍에 그쳤다. 14곳 가운데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 곳은 3곳에 불과했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대안세력인 민주평화당과 무소속 후보가 4명 당선됐던 것에 비하면 1명이 적다. 7명의 무소속 당선자를 냈던 8년 전 선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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