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치러진 교육감 선거를 통해 보수 교육감은 8명으로 늘었지만 여전히 진보 교육감보다 1명 적다. 하지만 당선자들의 출신 단체를 보면 보수 성향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출신이 8명으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6명)보다 많다. 지금까지는 전교조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선거를 기점으로 교육 정책의 기조가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 교육감 당선자, 교총 출신이 역전
이번 교육감 선거는 2014년 13명, 2018년 14명에 달했던 진보 교육감 정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심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007년 교육감 직선제 실시 이후 처음으로 교총 회장 출신이 당선되고, 최초의 전교조 위원장 출신 교육감이 재선에 실패한 것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런 분위기 속에 교총 출신 교육감은 17개 시도 중 절반가량을 차지하게 됐다. △부산 하윤수 △광주 이정선 △대전 설동호 △강원 신경호 △충북 윤건영 △전북 서거석 △경북 임종식 △제주 김광수가 이에 해당한다.
2016년 6월부터 올해 3월 교육감 출마를 위해 사임하기 전까지 교총 회장을 했던 하윤수 부산시교육감 당선자는 재선 교육감 출신의 진보 성향 김석준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윤건영 충북도교육감 당선자도 충북교총 회장 출신이다. 이번 충북 교육감 선거는 교총과 전교조의 대결이기도 했다. 재선 교육감인 김병우 후보가 전교조 충북지부장 출신이기 때문이다.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당선자 역시 3선에 도전했던 전교조 제주지부장 출신 이석문 후보를 이겼다.
교총에 따르면 진보 성향을 자처하는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당선자 역시 20년 정도 된 교총 회원 출신이다. 서거석 전북도교육감 당선자 역시 진보 진영으로 분류되지만 교총 출신이다. 두 당선자는 모두 대학 총장 출신이다. 교총은 전교조와 달리 교수도 가입할 수 있다.
● 교육 정책 흐름 바뀔 듯
지금까지는 전교조가 교육 정책 결정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다. 진보 교육감이 절대 다수인 데다 전교조 출신(2018년 선거 기준 10명)이 압도적으로 많아서 전교조의 요구 사항들이 교육감을 통해 교육청은 물론 교육부의 정책으로 반영되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선거에서는 유권자들의 표심이 ‘반(反)전교조’였고, 진보 진영의 교육감 당선자들도 이전과는 다른 공약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전교조 해직 교사 출신의 김대중 전남도교육감 당선자는 ‘공부하는 학교’를 첫 번째 공약으로 내세우며 “전남 학력을 중위권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당선자 역시 ‘실력 광주’가 첫 공약이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광주, 전북에서 교총 출신이 당선되고, 전남에서 전교조 위원장 출신 (장석웅 현 교육감)이 떨어진 건 상징적인 변화”라며 “전국에서 가장 진보적인 지역조차 학력 신장을 강조하는 후보에게 표를 줬다”고 말했다.
보수 교육감의 영향력은 학생과 학교 수에 있어서도 진보 교육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보수 교육감 당선자 지역 8곳(부산 대구 대전 경기 강원 충북 경북 제주)의 학생은 전체의 54%(320만809명), 학교는 52%(1만900곳)다. 지난해 기준 보통교부금(추경 포함)도 보수 교육감 지역이 전체의 53%(30조6956억 원), 진보 교육감 지역은 47%(27조2208억 원)다. 이는 학교와 학생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경기 지역에서 직선제 이후 최초로 보수 교육감이 나온 영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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