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폭등에…서울살이 힘들어 떠난다” 인구 950만명도 깨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6일 21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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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한강사업본부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이 3월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에 설치된 ‘아이서울유’ 조형물을 닦고 있다. 2022.3.21 뉴스1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이 3월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에 설치된 ‘아이서울유’ 조형물을 닦고 있다. 2022.3.21 뉴스1
10년 넘게 서울에 살던 직장인 김모 씨(36)는 올 3월 경기 부천시로 집을 옮겼다. 주택 구입은 고사하고 오르는 전세보증금조차 감당이 어려워지자 결국 서울을 떠난 것이다.

김 씨는 “직장과의 거리나 향후 집값 상승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서울에 집을 구하는 게 맞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폭등하는 집값을 보면서 더 이상 서울살이는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주변에서도 주택 문제 등을 이유로 서울을 떠나 경기 외곽으로 이사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 무너진 ‘1000만 도시’ 서울

‘1000만 도시’ 서울의 인구가 가파르게 줄고 있다.

6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통계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서울의 주민등록 인구는 거주자와 거주불명자, 재외국민 등을 포함해 949만6887명으로 집계됐다. 서울 인구는 2016년 1000만 명선이 무너진 데 이어 매년 감소하고 있다.

행안부 통계에 따르면 2015년 1002만2181명이던 서울시 인구는 이듬해 993만616명을 기록해 1000만 명선이 깨졌다. 이후 △2018년 976만5623명 △2020년 966만8465명으로 줄었고 이번에 950만 명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통계청은 저출산 상황이 현재와 같이 이어질 경우 2050년엔 서울의 인구가 700만 명대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서울의 이 같은 인구 감소는 최근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상황에서 수도권 주변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며 가속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매년 최저치를 경신하는 출산율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외국인 인구 감소 등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 경기도로 떠나는 서울시민들

실제로 지난달 서울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2020년 서울시민 8만 명 가량이 ‘주택문제’를 이유로 서울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을 떠난 사람들은 주로 경기 하남·화성·김포·시흥시 등으로 이주했다.

경기도로 집을 옮긴 사람 10명 중 6명은 주택 크기가 넓어진 것으로 나타나 집값과 함께 ‘주거환경 개선’도 이주의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신규주택 공급 부족 등 주택문제로 서울을 떠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면서 “주택공급 확대 등 맞춤형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경기도 인구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5년 1252만 명이었던 경기도 인구는 2018년 1307만 명으로 늘었고 2020년엔 1342만 명까지 증가했다. 지난해엔 1356만 명을 기록해 이 추세대로라면 수년 내 14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인구 감소 문제는 앞으로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은 지난 달 저출산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한국의 총인구가 2020년 5184만 명에서 2050년 4736만 명으로 8.6%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은 2020년 962만 명에서 2050년에는 720만 명으로 25.2%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같은 기간 서울시 인구의 중위연령은 42.8세에서 55.4세로 높아지면서 고령화 속도가 빨라져 ‘늙고 축소된 서울’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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