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 말라붙고 공업용수 바닥… 충남지역 극심한 가뭄에 대책 부심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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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평균 저수율 평년 대비 30%↓
마늘-양파 등 생육 부진 피해 속출
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 가동 차질
남는 물 용도 전환해 공업용 공급

충남 예산군 대술면 화산리의 농지. 예산군이 주변 하천에서 물을 길어다 농업용수로 공급하고 있다. 예산군 관계자는 “이 일대는 관정을 통해 농업용수를 공급받는데, 일부 지역에 공급이 여의치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예산군 제공
충남 예산군 대술면 화산리의 농지. 예산군이 주변 하천에서 물을 길어다 농업용수로 공급하고 있다. 예산군 관계자는 “이 일대는 관정을 통해 농업용수를 공급받는데, 일부 지역에 공급이 여의치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예산군 제공
충남 지역에 극심한 봄 가뭄이 닥치면서 농촌 지역의 밭작물을 중심으로 생육 부진 등의 피해가 속출하기 시작했다. 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인 서산 대산공단은 공업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충남도와 시군들은 경계수위를 높이면서 피해 대책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 밭작물 생육 부진 등 피해 속출
8일 충남도에 따르면 극심한 가뭄으로 보령시와 홍성군 등 도내 일부 지역의 밭작물(마늘, 양파, 감자, 고추 등)에 생육 부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달 15일까지 완료 예정인 모내기는 1일 현재 90% 진척도를 보여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물길이 먼 농경지나 천수답 등에서는 차질이 예상된다.

충남 지역은 최근 1년간 누적 강수량이 평년 대비 25.3%에 불과한 데다 지난달 평균 강수량은 5.4mm로 평년(94mm) 대비 5.7%에 그쳐 봄 가뭄이 심각한 상황이다. 충남 서해안권 8개 시군에 생활용수와 공업용수(일부)를 공급하는 보령댐의 7일 저수율은 23.0%(평년 68.7%)로 ‘경계단계’다. 도내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도 54.9%로 평년(84.7%)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대부분의 시군은 경계수위를 ‘관심’ 단계로 유지하고 있으나 홍성군과 태안군은 ‘주의’ 단계로 상향했다. 홍성군은 2일부터 해안지역이면서 가뭄이 가장 심한 서부면 농지에 용수 공급을 시작했다. 농업용수를 제공하는 홍성호 염도가 1890ppm으로 경계 기준치(2000ppm)에 육박하고 있어 염해 피해 방지에도 부심이다.

청양군의 저수지 90곳도 평균 저수율이 50%대를 위협받고 있다. 김돈곤 군수는 “고령자, 부녀자 등 농가에 우선적으로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며 “가뭄 지도를 제작해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예산군은 올해 누적 강우량(113mm)이 평년의 45%에 그치고 충남 최대의 저수지인 예당저수지 저수율이 40%로 평년(53%)에 비해 낮아졌다. 이에 따라 군은 모내기를 하지 못한 대술면 화산리 농가에 급수차를 투입했다. 또 양수 장비를 동원하고 하상굴착도 시도하고 있다
○ 대산공단 공업용수 공급도 비상
최근 가뭄현장을 둘러본 가세로 태안군수는 “본예산과 예비비 등 21억2000만 원을 긴급 투입해 관정 개발과 양수장 설치, 하천·둠벙·저수지 준설, 용수로 정비 등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대산공단은 가뭄이 장기화하면서 공단에 공업용수를 공급해온 대호호의 수량이 급격히 줄어 공장 가동 중단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한화토탈, 현대오일뱅크, 롯데케미칼, LG화학, KCC 등이 입주한 대산석유화학단지는 하루 평균 28만 m³의 공업용수가 필요해 아산 공업용수도에서 16만 m³, 대호호에서 하루 12만 m³를 각각 공급받아 충당한다. 그러나 대호호 저수율이 최근 30.4%까지 떨어진 데다 하루 1%포인트씩 내려가면서 이대로 가뭄이 10여 일 지속되면 20%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대산공단 관계자는 “대호호 저수율이 20% 이하로 떨어지면 농업용수 공급을 우선으로 하게 돼 있어 공장 가동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공단 측은 저수량에 여유가 있는 아산호의 대호호 공급량을 늘리고 모내기가 끝나 여유가 있는 농업용수를 공업용수로 전환할 수 있도록 유관기관에 요청하고 있다.

이 같은 요청에 따라 한국농어촌공사는 지난달 30일부터 양수장 3곳을 가동해 아산호에서 하루 33만 m³씩을 삽교호를 통해 대호호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

#충남 예산군#가뭄#농업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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