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진실·정의 특별보고관, 이용수 할머니 면담…“‘위안부’ 잊지 않을 것”

  • 뉴시스
  • 입력 2022년 6월 9일 1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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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비앙 살비올리 유엔(UN) 진실·정의·배상·재발방지 특별보고관이 한국을 찾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를 만났다.

살비올리 보고관은 9일 오전 서울 중구에 있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에서 이 할머니,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과 면담을 진행했다.

그는 면담에 앞서 “한국 정부에서 과거사 문제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기 위해 이번에 공식 방문하게 됐다”며 “‘위안부’ 문제를 잘 알고, 매우 중요한 사건인 만큼 절대 잊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이에 이 할머니는 살비올리 특별보고관에게 “먼 길 오느라 수고가 많고 와줘서 참 고맙다”며 악수와 포옹을 나눴다.

약 한시간 가량 면담을 마친 뒤 오전 11시께 나온 이 할머니는 “이제 할머니들이 11명밖에 남지 않았다”며 “일본이고 한국이고 할머니들 죽기만 기다리는 것이 한스러워서 이제는 유엔 고문방지위원회 절차를 밟으니 해결에 힘써달라고 했다”며 울먹였다.

할머니와 동행한 이 이사장은 “면담 자리에서 특보의 성격인 진실, 정의, 배상 원칙에서 (과거사 해결이) 하나도 앞으로 나가지 않은 현재 상태에 우려를 표했다”고 말했다.

이날 자리에서는 2015년 위안부 문제 관련 한일 합의 공식화, 극우단체의 수요시위 방해, 현재 일본 정부를 상대로 진행 중인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이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의기억연대 등 국내 13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유엔 진실정의 특별보고관 방한 대응 인권시민사회모임’은 일본군 성노예제, 일제 강제동원, 사할린 강제동원, 제주 4·3 사건, 인혁당 재건위 사건 등 대표적 과거 사건들의 현황과 과제를 담은 보고서를 살비올리 보고관에게 전달한 바 있다.

이번 방한 결과 보고서는 2023년 9월 제54차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유엔 진실·정의·배상·재발방지 특별보고관은 전 세계의 과거 인권 침해 사례에 대한 대응과 해결 노력 관련 자료 수집, 모범적인 관행을 발굴하고 권고를 제시하는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살비올리 보고관은 지난 2018년 5월 임명돼 활동 중이며 이번 방한은 살비올리 특별보고관의 첫 공식 방문이다.

이날 그는 정근식 진실화해위원장 면담을 시작으로 이 할머니와 이 이사장을 만났다. 이후에는 1970년대 해외입양 당사자들, 제주 4.3 유족, 강제징집녹화사업 피해자들 등을 접견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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