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한 해수욕장에 개인 풀장을 설치하고 공용 수돗물을 끌어다 채운 가족이 다른 이용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 일은 지난 5일 울산의 한 맘카페에 올라오며 알려졌다. 글쓴이는 ‘일산지 개인 풀장 설치하신 분’이라며 사진을 공유했고, 삽시간에 각종 온라인커뮤니티로 퍼졌다.
작성자에 따르면 울산 동구 일산해수욕장에 한 가족이 널찍한 텐트와 그늘막을 설치한 뒤 그 아래 대형 인텍스 수영장을 들여놨다.
이곳에서 공용 수돗가까지는 거리가 50m쯤 되는데, 호수 2개를 연결해 풀장에 물을 받았다는 게 목격담이다.
이 제품에 물을 가득 채우려면 제일 작은 풀장은 1600 리터, 큰 풀장은 7100리터 이상의 물이 필요하다고 한다.
글쓴이는 “관리하는 분이 하지 말라고 만류했는데도 끝까지 물을 다 받았다”고 설명했다.
관할 구청에도 민원이 접수됐다. 특히 전국적으로 가뭄이 계속되는 가운데, 울산시는 가뭄대책상황실도 운영하고 있다.
동구청 등에 따르면 해수욕장 관계자가 4일 오전 8시 50분경 상황을 발견하고 두 차례 구두 경고 했지만 당사자는 호스를 제거하지 않았고, 결국 관계자가 공용 수도를 잠그는 조치를 했다고 한다.
동구청 관계자는 “이렇게 공용 수돗물을 이용해 수영장에 물을 받는 일이 벌어진 건 처음”이라며 해수욕장 개장 전인 데다가 주말 이른 시간이어서 인력도 부족했고 관리하는 분들도 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 제재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누리꾼들은 “가뜩이나 가뭄으로 농민들이 힘든 시기인데 참 대단한 이기주의다” “다음부턴 해수욕장으로 오지 말고 풀빌라로 가라” “수도 요금을 청구해야 된다” 등의 지적을 쏟아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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