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추락 보험살인 사건 일가족 4명 사망 비극으로 끝나

지난 5월3일 부산 기장군 일광면 동백항 인근에서 발생한 사고현장.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10개월간 한가족에게 잇따라 발생한 의문의 차량 추락사고와 관련해 보험사기 의혹을 받던 친오빠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이 사건은 일가족 3명이 사망한 비극으로 끝났다.

다만 부산 기장군 동백항 차량 추락사고와 관련해 조력자인 동거녀가 구속 수사를 받고 있어 사건의 전모가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울산 해양경찰서는 친오빠의 동거녀 B씨(43)를 살인 공모 혐의 등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앞서 해경은 친오빠 A씨(43)와 B씨에 대해 살인과 살인 공모 등의 혐의를 각각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2일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지 않고 잠적했고, 출석한 B씨만 구속됐다.

잠적한 A씨의 소재를 추적하던 해경은 지난 3일 오후 7시12분쯤 경남 김해시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인근 농로에 주차돼 있던 차량에서 숨진 A씨를 발견했다.

A씨는 숨지기 전 B씨와 마지막 통화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경은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원인 등을 조사 중이다.

A씨는 지난달 3일 오후 2시15분쯤 부산 기장군 일광면 동백항 인근 바다에 스파크 차량을 추락하게 해 여동생 C씨(40)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뇌종양을 앓고 있던 C씨는 운전하기 어려운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은 C씨 명의의 5억원 한도 자동차상해보험 법정상속인이 올해 2월 A씨로 변경된 점 등 의심스러운 정황을 파악하고 보험사기와 자살방조 혐의 등으로 A씨를 조사해 왔다.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A, B씨가 사전에 범행 장소를 물색하는 등 살인을 계획한 정황도 파악했다. 사고 당시 추락한 스파크 차량 소유주도 최근까지 B씨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 해경 관계자는 “자세한 내용은 수사 중이라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A씨가 연루된 차량 추락사고와 관련해 재수사에 착수했던 부산경찰청은 A씨가 숨지면서 해당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할 전망이다.

10개월 전인 지난해 7월15일 부산 강서구 서낙동강 강둑길 경사로에서 모닝 차량이 미끄러져 강으로 추락하면서 남매의 아버지인 D씨(당시 76세)가 숨졌다.

A씨는 ‘아버지와 낚시를 마치고 헤어졌으나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신고했고 119구조대는 강바닥에 가라앉은 차량에서 숨진 D씨를 발견했다. 1억원이 넘는 D씨의 보험금은 자녀들에게 지급됐다.

부검 결과 숨진 D씨 몸에서 향정신성 약물이 검출된 것이 뒤늦게 드러났다.

C씨가 숨지기 보름 전인 지난 4월18일 오후 7시30분쯤에는 부산 강서구 생곡동 둔치도 부근에서도 C씨가 타고 있던 티볼리 차량이 바다에 빠졌다. 이날 사고는 수심이 낮아 인명피해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이 사고 후 A씨는 보험사에 전화해 보험 대상을 스파크 차량으로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A씨를 불러 한차례 조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A씨가 숨지면서 사건이 종결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