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있고 적당한 기온 유지되는 등 지구와 비슷한 환경 가지거나
생명체 흔적인 ‘생명징후’ 있으면 행성에 생명체 존재 가능성 높아
최근 발견한 행성 ‘프록시마 d’ 물 존재 추측되지만 기온 높아
생명체 탄생 힘들 것으로 예측
1972년 3월 2일 발사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선 파이어니어 10호가 올해로 발사 50주년을 맞았습니다. 초기 목적인 목성 탐사를 마치고 인류의 메시지를 담은 금속판을 실은 채 황소자리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요. 현재 파이어니어 10호는 지구로부터 약 195억 km 떨어진 우주를 날고 있습니다. 인류가 외계 생명체를 향해 첫 번째 메시지를 보낸 지 50년이 지난 지금, 이 메시지를 받을 외계인은 과연 존재할까요.
○ 지구, 어쩌다 생명이 탄생하게 됐을까
생명체가 사는 외계행성을 찾기 위해선, 먼저 지구에 어떻게 생명이 탄생할 수 있었는지 알아야 하죠. 지구는 약 45억 년 전 만들어졌어요. 당시 태양은 지금에 비해 어두웠어요. 태양은 지구를 충분히 따뜻하게 해주지 못했고, 지구는 얼어붙어 있었어요. 생명체가 나타나기 힘든 환경이었죠.
그런데 2002년 미국 콜로라도대 지질학자 스티븐 모지스 교수는 약 44억 년 전에 만들어진 광물을 발견하고 이것이 액체 상태의 물, 즉 바다에서 형성된 것임을 밝혀냈어요. 바다가 있었다는 건 그 당시 지구가 따뜻했다는 거예요. 이후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의 지구과학자 엘리자베스 벨은 지금으로부터 41억 년 전에 만들어진 광물 속에서 생명체의 활동으로 생겨난 탄소화합물을 발견했어요. 당시 지구는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한 환경이었다는 뜻이죠. 과거 태양이 지구를 얼어붙게 할 만큼 어두웠는데도 1억 년 만에 바다와 생명체가 존재할 만큼 지구가 따뜻해졌다는, 이렇게 서로 말이 되지 않는 설명을 ‘젊은 태양의 역설’이라고 합니다.
과학자들은 젊은 태양의 역설에 대한 해답을 온실기체에서 찾았어요. 옛날 지구는 화산 활동이 활발했고 이 과정에서 온실기체가 많이 뿜어져 나왔거든요. 엄청난 양의 온실기체 덕분에 온실효과로 지구가 더워졌다는 것이죠. 2021년 11월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르네 헬러 연구팀은 “달 또한 지구를 덥히는 데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어요. 달과 가까운 지구 표면은 달의 중력이 상대적으로 크지만, 반대쪽 지구 표면은 달의 중력이 작은 ‘조석력’으로 달이 지구 내부를 이리저리 밀고 당기며 화산 활동을 일으켜 지구를 데운 것이죠.
○ 생명체가 살까? 물이 있는 외계행성 후보들
지구에 사는 생명체에게는 반드시 물이 필요해요. 우주생물학자들은 물이 생명을 탄생시키는 데 큰 도움을 줬다며 외계행성에서 물을 탐색하는데 큰 공을 들이고 있지요. 실제로 최근 물이 존재할 것으로 추측되는 외계행성들이 발견됐어요. 이 외계행성에도 생명체가 정말로 살고 있을까요.
2월 10일 유럽남방천문대(ESO)는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 ‘프록시마 센타우리’ 주위를 돌고 있는 세 번째 행성, ‘프록시마 d’를 발견했다고 발표했어요. 프록시마 d의 공전 주기는 약 5일이고, 질량은 지구의 4분의 1 정도로 추측되며 지금까지 발견된 외계행성 중 가장 가벼워요. 이탈리아 국립토리노천문대의 마리오 다마소 연구원은 프록시마 d에 대해 “암석형 행성으로 추측되며 화성과 비슷한 특징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어요.
나아가 이 행성은 프록시마 센타우리의 ‘거주 가능 영역’에 위치해요. 그렇다면 이 행성에 생명체가 존재할까요? 이 질문에 대해 다마소 연구원은 뜻밖에도 아니라고 답했어요. 왜냐면 프록시마 센타우리의 강한 활동 때문에 프록시마 d는 생명이 탄생하기엔 너무 뜨거울 거라고 예측하기 때문이었죠.
올해 2월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물리천문학과 제이 파리히 교수팀은 지구에서 약 117광년 떨어진 백색왜성 ‘WD1054-226’의 거주 가능 영역을 도는 행성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어요. 연구팀은 65개에 달하는 천체 무리가 서로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고리를 형성해 WD1054-226 주위를 돌고 있는 것을 발견했어요.
천체 무리가 고리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선 이들이 대열을 이탈하지 않게 중심에서 붙잡아줄 천체가 필요해요. 연구팀은 이 천체가 바로 행성이라고 추측했죠. 파리히 교수는 이 행성에 대해 “수성이나 화성 정도의 작은 암석형 행성이며 기온은 지구와 비슷할 것 같다”고 말했어요. 그렇다면 이 행성에는 생명체가 존재할까요? 파리히 교수는 “이 행성은 너무 멀리 있어서 표면은 물론, 이 행성의 구성 성분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 외계 생명체의 또 다른 증거는
외계 생명체를 찾을 때 지구 생명체를 기준으로만 생각한다면 우리 지식의 한계에 부딪혀 상상치 못한 외계 생명체를 찾아내는 데 실패할 거예요. 물이 아닌 다른 물질로 이루어진 외계 생명체가 있을지도 모르죠. 그렇다면 외계 생명체를 찾기 위한 기준은 무엇이 있을까요.
모든 생명체는 살면서 자연에 흔적을 남깁니다. 인간은 밤에 불을 켜 도시를 밝혀요. 생물의 사체는 땅에 묻혀 화석이 되기도 하고요. 생명의 활동으로 일어난 자연의 변화를 ‘생명징후’라고 해요. 외계행성에서 생명징후를 발견한다면 생명체를 찾을 수 있을지 몰라요.
생명징후는 직접 외계행성 표면을 탐사해서 찾을 수 있습니다. 생물의 활동으로 광물에 일정한 패턴이 새겨지거나, 화석 같은 구조물이 남을 수도 있죠. 이런 흔적은 망원경이나 궤도선을 통해 원격으로 행성의 대기를 살펴 발견할 수도 있을 거예요. 생명체는 생명 활동을 통해 대기를 이루고 있는 기체의 구성을 바꾸기도 하거든요. 안타깝게도 인간 지식의 한계로, 우리가 알아보지 못하고 조사할 수 없는 생명징후도 있습니다.
생명징후 탐사로 외계 생명체를 찾기 위해선 여러 가지 사항을 검토해야 해요. 생명징후처럼 보이는 신호가 관측됐을 때, 이 신호가 정말 생명의 활동으로 나타난 것인지, 자연현상을 오해한 것은 아닌지 분간해야 하죠. 지금도 우주과학자들은 더 나은 관측기기와 탐사기기 등을 개발하며 외계 생명체의 흔적을 찾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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