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식중독 환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감소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고 회식과 학교 급식 등이 재개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52건의 식중독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코로나19 탓에 모임과 행사가 제한됐던 2020년 5월엔 식중독 신고가 5건, 지난해 5월엔 17건에 불과했는데 올해 들어 크게 증가한 것이다. 5월 신고 건수로는 올해가 2007년(65건) 이후 가장 많았다.
지난달 식중독 발생 장소는 집단급식 24곳, 음식점 14곳 등이다. 통상 식중독은 6, 7월에 음식점에서 많이 발생하고, 신고 건수는 많아야 한 달에 20∼30건 정도다. 그만큼 올해 5월 식중독 발생 건수와 상황이 이례적이라는 의미다.
특히 사람 사이에서 2차 감염을 일으키는 살모넬라균과 노로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등의 확산 속도가 빠른 게 문제다. 질병관리청 표본감시 현황에 따르면 살모넬라균 등 2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세균과 바이러스 5종에 감염된 식중독 환자는 지난주(5월 29일∼6월 4일) 319명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65명)의 2배에 가까운 수치다.
전문가들은 식중독 증가 원인을 올 4월 이뤄진 사회적 거리 두기 전면 해제에서 찾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그동안 억눌렸던 외식과 나들이가 늘어나면서 ‘식중독 방역’이 새로운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기상청이 올여름(6∼8월) 평균기온이 예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한 만큼 식중독 위험이 코로나19 이전보다 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성일 식약처 식중독예방과장은 “어패류는 85도 이상에서 익혀 먹고, 채소는 샐러드 등 손질된 것이라도 흐르는 물에 씻어 먹는 등 식중독 예방수칙을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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