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88.5% “국가 건강권 보장 헌법에 규정 찬성”

  • 뉴시스
  • 입력 2022년 6월 10일 09시 49분


국민 10명 중 9명은 질병의 위험으로부터 보호받는 등 건강권에 대한 국가의 의무를 헌법에 규정하는 방안에 찬성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건강학회·서울의대 스마트건강경영전략연구실·덕인원이 지난해 케이스탯과 한국리서치를 통해 전국 만 19세 이상 국민 1000명(제주도 제외)과 기업 150곳(노사 1명씩 총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88.5%는 국민의 건강권에 대한 국가의 의무를 헌법에 규정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국민의 건강권을 강화하고 이에 필요한 정책적 근거를 확보해야 한다는 이유다. 기업의 노동자(88.6%)와 경영진(89.3%)도 모두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또 국민의 88.5%는 건강공동체로서 시민을 포함한 건강 주체들의 의사결정 참여와 책임을 일컫는 ’건강 민주화‘를 헌법에 규정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찬성했다. 건강 관련 정책과 사업의 혜택, 국민의 생명과 삶에 직결되는 응급, 중증 소아, 외상, 심뇌혈관 질환, 분만, 감염병 등 필수의료를 모든 국민이 차별 없이 평등하게 누릴 수 있는 건강권 구현에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업의 노동자(88.4%), 경영진(89.8%)도 필요하다고 답했다.

정치 성향별로는 진보(93.0%), 중도(86.5%), 보수(88.3%) 모두 건강권을 헌법에 규정하는 것에 대해 높은 찬성률을 보였다. 건강 민주화를 헌법에 규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각각 92.5%, 86.3%, 87.3%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건강 형평성 해소를 위한 민관정협의체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국민의 74.1%가 찬성했다. 기업의 노동자(73.1%), 경영자(73.7%)도 비슷한 찬성률을 보였다.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행사할 때 국민건강에 대한 사회적 책임 관련 사항을 고려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국민의 81.8%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기업의 노동자와 경영진은 각각 83.0%, 79.5%의 찬성률을 보였다. 국민연금이 기업에 투자할 때 기업 직원들의 건강자산을 고려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국민의 77.7%가 찬성했다. 기업의 노동자와 경영진의 찬성률은 각각 78.0%, 73.2%다.

건강 불평등에 대한 인식을 묻는 6개 항목 응답 결과에 따르면 국가가 건강 불평등 해소를 위해 노력하는 것에 대해 동의한다는 비율(91.4%)이 가장 높았다. 이어 경제 불평등이 건강 불평등을 초래한다는 비율은 88.8%로 집계됐다. 기업 경영진과 노동자의 응답 결과는 대체로 대동소이했지만, 건강 불평등이 생산성을 떨어뜨려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리는지에 대해서는 경영진(88.3%)과 노동자(79.9%)간 다소 입장 차이가 있었다.

또 건강권에 대한 국가의 의무를 헌법에 규정하는 것에 찬성한 응답자는 그렇지 않은 응답자에 비해 콜라와 같은 가당음료 등에 세금을 매기는 ‘설탕세’ 등 건강세 부과에 대해 약 5.9배 높게 찬성했다. 건강 민주화를 헌법에 규정하는 것에 찬성한 응답자는 그렇지 않은 응답자에 비해 건강세 부과에 대한 찬성률이 약 5.6배 높았다.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행사할 때 국민건강에 대한 사회적 책임 관련 사항을 고려할 필요성에 찬성한 응답자는 그렇지 않은 응답자에 비해 건강세 부과에 대해 약 7.3배 높게 찬성했다.

국민연금이 기업에 투자할 때 기업 직원들의 건강자산을 고려할 필요성에 찬성한 응답자는 그렇지 않은 응답자에 비해 건강세 부과에 대해 약 5.0배 더 많이 찬성했다. 건강세는 건강 불평등 해소를 위한 건강공동체와 건강친화 활동지원(환경조성)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된다.

윤영호 한국건강학회 이사장(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은 “국민의 건강권 보호, 건강 민주화 실현, 건강 불평등 해소를 통한 건강공동체를 구현하기 위해 헌법 개정 시 건강권과 건강 민주화를 명시해야 한다는 데 국민적 공감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성숙한 국민들의 민주의식에 적합한 헌법 개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 개정 시 5·18정신 전문 수록을 천명했듯, 코로나 팬데믹 위기로 실추된 국민의 건강권 강화와 악화된 건강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헌법에 건강권과 건강 민주화를 명시하고 국민건강을 위한 민관정협의체 구성, 건강세 부과 등에 관해 건설적인 행보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웅재 소비자분쟁조정위원장은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와 기업 투자 등 경제활동의 영역에서도 국민건강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직원들의 건강이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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