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정책-인사 관리 부서 필요”… 제도개선위, 이달중 권고안 제출
학계-경찰 내부 반대의견 많아… 野도 “反민주주의적 행태” 비판
법조계 일각선 “지나친 우려”
“경찰 통제가 강화되면 결국 경찰은 정권이 원하는 바를 중심에 놓게 될 것이다.”(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경찰청장이 (현행처럼) 경찰 인사와 정책 등 모든 사항을 관장하는 건 기형적이다.”(김종민 변호사)
행정안전부 산하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제도개선위)가 행안부 내 경찰 통제 부서를 신설하는 방안을 정부에 권고하기로 한 걸 두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경찰 내부와 시민단체 등에서는 경찰의 중립성·독립성 침해 우려가 나오는 반면에 법조계 일각에선 권한이 커진 경찰 조직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제도개선위는 10일 4차 회의를 열고 행안부 내 경찰 인사와 정책 등을 관리·감독하는 부서를 신설하고, 행안부 장관이 경찰을 관리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마련하라고 정부에 권고하기로 했다. 현재 직제에 포함되지 않은 채 운영되는 치안정책관실을 공식 직제화해 행안부와 경찰 조직 간 연결고리를 만드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 경찰청장 추천 및 행안부 장관의 형식적 제청을 거쳐 임명되던 총경 이상 경찰 인사에 행안부가 개입할 여지가 커진다. 제도개선위는 이달 말 세부 권고안을 완성해 행안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권고안의 내용을 두고 경찰의 중립성이 훼손될 소지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 조직이 (내무부 치안국·치안본부 시절) 선거 개입 폐해 등이 있어 1991년 외청으로 독립한 과거를 도외시한 제언”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경찰개혁네트워크’도 “경찰을 정치권력에 종속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의 간부급 경찰관 A 씨도 “경찰 조직을 과거로 후퇴시키려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야당도 날을 세웠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13일 성명을 내고 “경찰은 살아있는 권력이 범죄를 저질렀을 때 수사해야 하는 조직인 만큼 권력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라며 “경찰을 장악, 통제하려는 것은 군부독재적 발상이며 반(反)민주주의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반면 법조계 일각에선 지나친 우려라는 의견도 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무부 내 검찰국이 있다고 해서 검찰이 법무부에 의해 완전히 통제된다고 볼 수 없다”며 “행안부가 경찰청장 추천 인사를 검증하게 되므로 오히려 인사 검증이 강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장을 지낸 김종민 변호사는 “경찰 역시 (국무위원인) 행안부 장관에 의해 통제되는 것이 정상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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