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문제-대인관계 등 상담문의 쇄도… 온라인 선착순모집에 첫날 접수 마감
‘청년마음이음’으로 사업명 바꾸고 지원대상도 400명으로 늘리기로
“어느새 상담 시간이 기다려졌습니다.”
20대 취업 준비생 A 씨는 지난해 부산시가 운영한 ‘청년마음상담 지원’ 사업에 신청서를 냈다.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했던 A 씨는 몇 차례 좌절을 겪으며 꿈을 포기한 뒤 뒤늦게 공무원 시험에 매달렸지만 아직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주변에서 취업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무기력해졌고 친한 친구에게조차 고민을 털어 놓기 힘들 만큼 지친 상태였다고 했다.
A 씨는 “내성적인 성격이라 몇 번을 망설이다 너무 답답한 마음에 용기를 냈다”며 “상담사와 마음속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편안해졌고 점점 자신감이 붙었다”고 말했다.
부산시가 청년들의 심리 치유를 위해 마련한 청년마음상담 지원 사업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만 18∼34세의 부산 청년들을 돕기 위해 마련한 이 사업으로 지난해 131명의 청년이 도움을 받았다. 취업난 등 진로 문제뿐 아니라 대인관계의 어려움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우울증 등을 호소하는 청년들이 몰렸다. 부산시 관계자는 “온라인으로 선착순 모집했는데, 첫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하루 만에 신청이 마감돼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청년들은 지난해 7∼12월 마주심리상담소와 굿네이버스좋은마음센터 등 2곳에서 총 7차례 일대일 대면 상담(회당 50분)을 받았다. 상담 종료 후 열린 토론회에서 많은 참가자가 A 씨처럼 만족감을 나타냈다. 한 청년은 “늘 도움이 필요했지만 병원 내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할 용기가 안 나 고민했다. 이런 프로그램의 도움을 바라는 친구들이 주변에 많다”는 의견도 냈다. 상담 과정에서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된 2명은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계해 추가 치료를 받도록 했다.
부산시는 올해 사업명을 ‘청년마음이음’으로 바꾸고 지원 대상을 400명으로 늘린다고 15일 밝혔다. 이를 위해 예산도 6000만 원에서 3억 원으로 올렸다. 상담기관은 도은심리상담센터, 헬로스마일심리상담센터, 늘푸른심리상담연구소 등 3곳을 추가했다.
시 관계자는 “지난달 청년 300명을 1차 모집했을 때에도 이틀 만에 접수가 마감됐다”고 말했다. 이달 초부터 5곳에서 상담이 진행 중이다. 참가비는 무료다.
올해도 청년들은 매주 한 번씩 일대일 대면 상담을 총 7차례 받을 수 있다. 상담 시간은 지원자가 직접 선택해 예약제로 운영된다. 올해는 집단·온라인 상담, 연극·미술·음악 등을 활용한 마음치유, 심리검사, 상담콘서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나머지 100명은 8월 부산청년플랫폼(www.busan.go.kr/young)을 통해 추가 모집한다.
부산시 고미자 청년산학창업국장은 “이 사업은 청년의 시각에서 부산시의 정책을 발굴하는 모임인 ‘부산청년정책네트워크’에서 먼저 제안해 지난해 시범 도입했다”며 “예상보다 마음 치유가 필요한 청년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한 만큼 이를 돕기 위해 사업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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