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2년여 만에 ‘자진 월북’으로 단정할 근거가 없다며 문재인 정부의 판단을 사실상 뒤집은 것을 두고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윤건영 의원이 “국가적 자해 행위”라고 반발하자, 공무원 이 씨의 친형 이래진 씨(55)는 양산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공개 토론이라도 하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씨는 16일 저녁 동아닷컴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윤 의원의 반발에 대해 듣고 어이없는 듯 웃더니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 헛소리”라고 말했다. 그는 “직접 대면해 (의원께서) 생각하시는 것을 제 앞에서 공개적으로 얘기하시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계속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양산에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 앞에 가서 제가 마이크를 한 번 잡아볼 생각”이라며 “사건 개요를 다 얘기를 할 거고 문 전 대통령의 답변을 기다릴 거니까 편한 시간에 저한테 답변을 해 주시든지 측근을 통해서라도 한번 얘기를 들을 참”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해경을 포함한 우리 정부는 당시 다각도로 첩보를 분석하고 수사를 벌여 월북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며 “보안이 생명인 안보 관련 정보가 정권의 입맛에 따라 왜곡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되며, 이는 국가적 자해 행위“라고 해경의 발표를 비판했다.
이 씨는 윤 의원의 입장문을 조목 조목 반박했다. 그는 “윤 의원이 ‘당시 문재인 정부가 이러한 판단을 내린 데에는 비공개 자산인 군 특수정보(SI)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하셨는데 그 중요한 자료를 듣고 정부는 당시 조치를 즉각 취하지 않았나”라며 “동생 사건이 21일에 나고 문 전 대통령은 22일 UN에서 종전선언 호소를 했고 이후에야 언론에 보도가 됐다. 대체 그 사이 시간엔 왜 조치를 취하지 않았나. 이건 못한게 아니라 안 한 거다. 더 나쁘다”라고 했다.
이어 “윤 의원이 ‘명확한 증거 없이 발표하는 건 정치적 이용’이라고 하셨는데 당초 제대로 된 초동 수사, 정확한 수사도 하지 않았으면서. 오히려 한 달 동안 (동생이 자진 월북 시도했다는) 거짓 정보와 자료를 만들었다”라고 지적했다. 이 씨가 받은 자료에 따르면 ‘동생 이 씨가 박태환 수영 선수보다 더 빠른 수영 실력으로 북한으로 갔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씨는 “말이 되는 소리냐. 그리고 정황상 당시 수온이 21도라 2~3시간만 돼도 저체온증이 온다고 한다. 월북이 목적이었으면 얇은 작업복을 입었겠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참에 허심탄회하게 (민주당 의원들과) 24시간 토론을 한 번 해보고 싶다”며 재차 대담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씨는 동생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2년 8개월가량 국가 권력을 상대로 외로운 싸움을 했다. 그는 “만감이 교차한 하루였다. (울컥하며) 이제껏 수사해오고 발표한 해경과 국방부는 동일한 집단인데 한 사람(윤석열 대통령)이 바뀌었다고 (결과를) 뒤집고 사과한 것에 대해 착잡하고 생각이 복잡하다”라며 심경을 내비쳤다.
이어 “헌정 사상 있을 수 없는 비극적인 만행”이라며 “두 번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되지 않아야 된다. 제가 이번에 기준이 되어 저같이 해상 사건으로 억울하게 피해를 당하신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신호탄이 되길 바란다”라고 했다.
이 씨는 그러면서 “저처럼 대응을 못한다면 말 그대로 그냥 월북자, 범죄자로 낙인찍혀 평생 억울한 삶을 살게 되는 거 아니겠나”라고 물으며 “진실의 문이 이제 열렸기 때문에 제가 그 안에 들어가서 하나하나 밝혀내야 할 시간이 됐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 씨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포함한 보고·지휘 수사에 가담한 모든 전체 라인의 관계자들을 법리 검토를 통해서 살인방조와 직무유기 혐의로 형사 고소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9월에는 미국 의회와 정부를 방문해 북한의 만행과 대한민국의 인권 유린 사태를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방부에서 비공개 자산인 군 특수정보(SI) 자료는 한미공동정보자산이라 공개할 수 없다는 것과 관련해서도 미국 의회와 정부에 공개 요청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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