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신원을 공개한 혐의로 기소된 김민웅 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에게 검찰이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17일 서울동부지법 형사5단독 장민경 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교수의 결심 공판에서 “성폭력 범죄 피해자를 특정해 인식할 수 있는 실명 등의 인적 사항과 정보를 동의 없이 공개해 피해가 상당했고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이같이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 전 교수는 2020년 12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전 시장 재직 때 비서실에서 근무했던 피해자 A 씨가 2016~2018년 박 전 시장에게 보낸 생일 축하 편지 사진을 공개해 A 씨의 실명을 공개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A 씨 측의 고소로 수사에 착수하여 지난해 6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비밀준수) 위반 혐의로 김 전 교수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고 검찰은 지난달 김 전 교수를 기소했다.
김 전 교수 측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사진 파일을 올릴 당시에는 실명이 포함되어 있는지 몰랐다며 실명 공개에 고의성이 없었다고 밝혔다.
김 전 교수의 변호인은 “사진 게시 당시 실명이 노출되는지 몰랐고 10분 이내 깨닫는 즉시 게시글을 수정해 반복성이 없었다”며 “비난이 수년간 집중됐지만 이를 묵묵히 감내하고 있었고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을 참작해달라”고 했다.
김 전 교수는 최후 진술에서 “실명을 노출한 점은 고의가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고통을 준 것에 대해 피해자에게 거듭 사죄한다”며 “손편지를 게시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포함됐는지 미처 확인하지 못한 채 게시했다”고 밝혔다.
다만 “박 전 시장의 죽음으로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시민 사회가 이를 판단할 필요가 있고, 질문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제 행위로 인해 이 질문의 의도가 퇴색됐지만 다시 한번 질문의 진지함이 평가되길 바라며 다시 한번 피해자에게 깊은 사과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A 씨는 2020년 7월 8일 박 전 시장을 서울경찰청에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박 전 시장이 피소 이튿날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해 기소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경찰은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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