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납치됐다며 노인으로부터 현금 3000만원을 탈취하려 한 보이스피싱범이 현장에서 검거됐다.
지난 17일 대한민국 경찰청 공식 페이스북에는 ‘보이스피싱범 검거 위한 경찰관들의 잠복 작전’이라는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 따르면 최근 경찰은 ‘앞집 아들이 납치된 것 같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고 흥분한 상태로 통화 중인 노인을 발견했다. 노인은 당시 경찰에게 ‘아들이 빚보증을 잘못 써서 사채업자에 잡혀 있으니 당신이 대신 돈을 갚아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같이 위협적인 말로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상대방을 자극해 전화를 끊지 못하게 하는 것은 보이스피싱의 수법이다.
경찰은 긴급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아들에게 연락, 신변에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했고 전화를 보이스피싱으로 판단해 본격적인 범인 검거를 위한 작전에 돌입했다.
경찰은 종이에 ‘아드님 이상 없다. 보이스피싱이니까 안심하셔도 된다. 전화통화 자연스럽게 이어가 달라’고 적어 보여주며 통화를 유도했고 노인은 보이스피싱범에게 돈을 전달하기로 했다.
이후 경찰은 사복을 입고 개인차량을 이용해 현장으로 이동했다. 1시간가량 지나 약속 장소에 나온 보이스피싱범은 노인에게 접근해 돈이 든 봉투를 건네받았고 그 순간 잠복 중이던 경찰은 보이스피싱범을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보이스피싱범은 현재 혐의가 인정돼 구속됐다.
한편 지난해 금융감독원 불법 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보이스피싱 신고·상담 건수는 14만 4907건으로 전년 대비 1만 5369건 증가해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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