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 비대위장 “각종 논란으로 대동 의미 퇴색, 마음이 아프다”
24~26일 열릴 도심 페스티벌도 “가뭄속 물놀이 콘서트” 논란 휩싸여
전문가 “코로나 겪으며 젊은층 중심 ‘정치적 올바름’ 감수성 높아진 영향”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속속 재개되는 축제가 논란 끝에 취소되는 경우가 이어지고 있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축제를 즐기려는 욕구가 최근 몇 년 동안 급속히 높아진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PC)’에 대한 감수성과 충돌하는 양상이다.
연세대 축제기획단은 2019년 이후 3년 만에 이달 24, 25일 개최할 예정이던 축제 ‘무악대동제’를 무대 운영의 어려움 등의 이유로 취소했다고 16일 밝혔다. 축제 취소에는 ‘개최일이 6·25전쟁 72주년과 겹치는 건 문제’라는 구성원들의 반발이 영향을 미쳤다.
최근 연세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6·25전쟁이 발발한 날 축제를 여는 걸 두고 “국가와 민족에 대한 역사·사명 의식의 문제”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구성원들은 “현대사에서 중요한 날인데 왁자지껄 떠들면 비판을 받을 것”, “술판이 벌어지는 응원제를 굳이 이날 해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함형진 연세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각종 논란으로 인해 대동(大同)의 의미가 퇴색된 것 같아 안타깝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취소에 대해 이 대학 재학생 조모 씨(23)는 “시험 기간 시간을 쪼개 축제를 준비한 학생들은 뭐가 되느냐”며 반발했다.
상당한 양의 물을 사용하는 도심 페스티벌도 화살을 맞고 있다. 올 들어 기록적인 가뭄이 이어지는 가운데 ‘물놀이 콘서트’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24∼26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개최 예정인 ‘워터밤 서울 2022’ 콘서트는 ‘물 낭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 배우는 12일 SNS에 “콘서트 물 300t, 소양강에 뿌려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가수 싸이의 ‘흠뻑쇼 SUMMER SWAG 2022’도 같은 논란이 일면서 추가로 계획했던 청주 공연 일정이 최근 취소됐다. 일각에서는 “축제를 안 하면 가뭄이 해소되느냐”, “가뭄 때문에 워터파크도 모두 문을 닫아야 하느냐”라는 반론도 나온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방역 등 규제가 많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졌다”라며 “문화 행사도 여러 사회적 맥락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중백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타인을 배려하는 동시에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이 몸에 배어든 결과”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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