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팬의 FC 서울팬 집단 폭행사건과 관련 피해자 모친이 “참을 수 없이 분노가 치민다”며 심정을 토로했다.
피해자의 어머니 A씨는 지난 2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을 통해 사건 경위를 설명하고 공론화에 나섰다.
사건은 지난 19일 오후 5시30분쯤 수원월드컵경기장 앞에서 서울과 수원의 하나원큐 K리그 2022 16라운드 경기 시작 전에 발생했다. 이날 FC서울 유니폼을 입고 있던 피해자는 휴대전화를 하며 혼자 서서 친구들과 동생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 갑자기 대표 가해자를 포함한 5명가량의 수원 삼성팬 무리가 응원가를 부르며 등장해 억지로 피해자에게 어깨동무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피해자가 어깨동무를 뿌리쳐도 또다시 했고, 돌연 가해자가 피해자의 허리를 뒤에서 안고 들어 올려 그대로 바닥에 내팽개쳤다.
A씨는 “아이는 보도블록에 머리부터 떨어졌지만 본능적으로 팔로 딛고 넘어졌다”면서 “가해자는 넘어져 있는 아이를 또다시 때릴 듯 주먹질하며 다가왔지만 다른 일행이 말려 더 이상의 폭행은 피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여러 명이 피해자를 둘러싼 채 유니폼을 벗으라고 했고, 겁에 질린 피해자는 바로 유니폼을 벗고 현장을 빠져나가려 시도했다. 그러나 다른 수원 삼성팬 무리가 양팔을 벌린 채 더 크게 응원가를 부르며 몰려와 피해자를 에워싸고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았다.
A씨는 “아이가 겁에 질려 가까스로 빠져나왔지만 한 남성은 끝까지 따라오며 크게 응원가를 불렀다”며 “우리 아이가 그만하라고 얘기하자 ‘아이고 미안해요’라고 비아냥댄 후 손가락 욕설을 했다. 이 남성이 경기장 쪽으로 가고 나서야 아이는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했다.
피해자는 가해자를 쫓아가 얼굴 사진을 찍었다. 이와 관련해 A씨는 “사진 속 가해자는 손으로 얼굴 가리는데 재밌는 듯 비웃고 있는 표정”이라며 “다시 한 번 피가 거꾸로 솟았다. 미안함이 전혀 없더라”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피해자의 아버지가 가해자와 영상통화로 마주해 어떻게 된 상황인지 물었다. 가해자는 “같이 응원하려고 한 건데 실수로 들어 올리다 넘어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씨는 “가해자는 뻔뻔스럽게 거짓말했다. 사과했다는 부분은 이게 다였다”라며 “남편은 가해자 얼굴도 학생 같고 어린 서포터즈들끼리 흥분해서 실수로 일어난 일이라 생각해 사과받고 끝냈다. 우리 아이도 그땐 상황을 크게 만들면 친구들과 축구를 못 보게 될까 봐 말도 안 되는 사과를 받고도 괜찮다며 아빠를 안심시켰다”고 했다.
다음 날 기사와 폭행 원본 영상을 본 A씨는 큰 충격에 손발이 벌벌 떨렸다고 토로했다. 그는 “조롱하는 어른들 무리에 둘러싸여 안전요원이 근처에 있는 게 보이는 데도 도와주는 사람 하나 없이 겁먹고 두려움에 떨었을 우리 아이가 너무 불쌍해서 눈물만 나온다. 온몸에 멍이 든 아이를 보니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울분을 토했다.
현재 가해자는 수원 삼성 구단 측으로부터 ‘경기장 2년 출입금지’ 징계를 받았다. A씨는 “사태 파악 못 하고 무마시키려는 수원 삼성 구단 측과 가해자가 올린 글은 사과문이라고 할 수 없다”며 “사건이 이렇게 무마되면 또 같은 피해자가 반복해서 생길 것 같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상대 팀 서포터즈를 위협하고 조롱하는 행동은 더 이상 없어지길 바란다”며 “상대팀 팬들과 충돌 없이 오롯이 경기장 안에서 자기가 원하는 팀을 위해 열정적으로 응원할 수 있는 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건 처리에 있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기 수원중부경찰서는 지난 20일 오후 피해자 부모로부터 이번 사건에 대한 신고를 받아 수사에 들어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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