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약을 먹고 출산한 아이를 화장실 변기에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친모가 법원의 선처로 철창신세를 면하게 됐다.
전주지법 형사5단독(부장판사 노미정)은 22일 영아살해 혐의로 기소된 A씨(27)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1월8일 오후 6시45분께 전북 전주시 덕진구 한 아파트 화장실에서 아이를 출산한 뒤 변기물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임신 8개월 차에 인터넷에서 불법 구매한 낙태약을 먹고 집 화장실에서 아이를 출산한 것으로 드러났다. 낙태약 구매 비용 180만원은 사실혼 관계인 남편인 B씨(42)가 부담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남편 B씨가 아이 출산을 원치 않자 이같은 범행을 저지르기로 마음 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당시 A씨와 B씨는 출산한 아이를 양변기 물에서 30분 동안 건지지 않고 방치해 결국 숨지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자신의 범행을 숨기기 위해 “집에서 아이를 낳았는데 숨을 쉬지 않는다”며 뒤늦게 119에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변사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아기의 사망 경위에 수상함을 느끼고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섰다. 수사기관은 의사 소견과 여러 정황을 근거로 A씨가 고의로 아이를 숨지게 한 것으로 판단했다.
A씨는 당초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범행을 부인했으나, 거듭된 추궁에 결국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갓 태어난 아이의 생명도 함부로 생사가 결정돼선 안 된다는 점에서 피고인의 죄질은 매우 불량하다”며 “다만 피고인은 범행 전력이 없는 초범이고, 불우한 성장과정 속에서 인격형성에 악영향을 받아 자기주장에 어려움을 겪은 점, 사실혼 관계인 남편의 반대로 결국 이 사건에 이르게 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한편 같은 혐의로 기소된 남편 B씨는 지난 17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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