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매달 접수된 택시 불편 민원신고를 분석하는데, 지난달 서울시에 접수된 민원신고 854건 중 ‘부당 요금’이 291건(34.1%)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택시의 고질적인 민원으로 꼽히는 ‘승차 거부’(164건·19.2%)보다 더 많았다. 부당 요금은 올 4월에도 전체 민원 416건 중 141건(33.9%)을, 3월에는 전체 306건 중 41.8%인 128건을 차지하는 등 줄곧 전체 민원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 ‘승차 거부’보다 ‘부당 요금’ 신고 더 많아
부당 요금 징수의 대표적인 사례는 승객에게 거스름돈을 지불하지 않거나 일부러 먼 경로로 돌아가는 것이다. 또 택시 안에 있는 미터기를 잘못 작동해 부당 요금이 적용되는 일도 빈번하다.
‘할증 요금’이 적용되면서 부당 요금이 발생하기도 한다. 서울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때 ‘시계외’ 할증 요금이 붙는데, 택시 운전사는 경계지점에서 직접 미터기 버튼을 눌러 할증 요금을 적용한다. 하지만 경계지점 전 미리 버튼을 눌러 부당 요금을 받는 경우도 있다.
서울시는 부당 요금을 줄이기 위해 ‘GPS 기반 택시 앱 미터기’를 본격 도입할 방침이라고 23일 밝혔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실시간 택시 위치, 거리, 속도 및 현재 시간을 파악해 자동으로 요금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현재 사용되는 미터기는 ‘바퀴 회전수’를 기반으로 한 ‘기계식 미터기’(ODB 방식)다. 1921년부터 지금까지 사용됐지만, 올 2월 정부가 중형택시에 GPS 기반 앱 미터기를 도입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했다.
이번 달부터 새로운 미터기 설치를 시작해 올해 안으로 서울 모든 택시에 새 미터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미터기 오작동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미터기를 수동으로 조작해야 했던 운전자의 어려움을 개선하는 게 목표다.
○ GPS 앱 미터기 도입…부당 요금 등 불편 개선
새 미터기가 도입되면 미터기 오작동 발생 확률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계식 미터기는 요금 계산 오차율이 2% 미만, 거리 오차율이 4% 미만인 반면 앱 미터기의 요금 오차율은 이보다 낮은 0.87%였으며 거리 오차율도 1.05%로 정확도가 훨씬 높았다”고 설명했다.
기존 기계식 미터기의 경우 시계외 할증 운행을 할 때 운전자가 일일이 버튼을 눌러야 했다. 버튼을 누르는 것을 잊거나 버튼을 정확한 지점에서 누르지 않으면 부당 요금이 되는데, 앱 미터기를 적용하면 택시 위치를 파악해 자동으로 할증이 적용돼 주행 중 안전성도 높아진다.
이미 서울 택시 중 8000대가량은 시범사업을 통해 앱 미터기를 적용하고 있다. 시는 남은 6만 대에 대해 올해 안 도입을 유도할 계획이다. 이미 설치된 카드 결제기에 프로그램만 깔면 돼 적용도 간편하다. 터널이나 지하 주차장처럼 GPS가 잘 잡히지 않는 곳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정보기술(IT) 기반 선진 서비스를 보급해 부당 요금 등 승객 불편사항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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