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장관에 인사권 대폭 부여”
한동훈 힘 실어주며 논란 일축
野 “추미애 법무땐 왜 반발했나”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전날 발표된 검찰 인사를 두고 “우리 법무부 장관이 능력이라든지 그런 걸 감안해 제대로 잘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검찰총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이뤄진 대규모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두고 불거진 ‘총장 패싱’ 논란을 일축하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총장 패싱 논란에 대해 “검찰총장이 식물이 될 수 있겠나”라며 “검찰총장은 전국 검찰 수사를 지휘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어차피 인사권은 장관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저는 검찰에 대해 책임장관으로 인사권한을 대폭 부여했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이 제대로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 인사권은 한 장관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인 것이다.
이날 총장 직무대리인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총장 직무대리로서 법무부와 인사안에 대해 충분히 협의했다”며 ‘총장 패싱’ 논란 진화에 나섰다. 이 차장은 “어떤 총장이 와도 참모와 함께 바로 일하는 데 부족함이 없게끔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인사를 단행했다”며 “자질과 역량을 갖췄으며 좋은 품성을 가진, 내외부에서 고르게 평판 잘 받는 분들이 보임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친윤(친윤석열) 검사’들이 주요 보직을 맡았다는 지적에 대해 이 차장은 “검찰에서 탕평인사라는 표현이나 어떤 특정 분야 검사들이 우대 받았다는 표현이 사라지길 바란다”며 “업무와 관련해 충분한 성과를 보여주신 분들, 노력한 분들 위주로 선발했지 다른 이유로 선발한 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검찰 인사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친윤 검사’들의 핵심 요직 장악과 ‘비윤 검사’들의 좌천으로 귀결됐다”며 “검찰총장 시절 검찰 인사에서 패싱당했다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대치했던 것은 무엇이었느냐”고 날을 세웠다. 윤 대통령이 2020년 10월 문재인 정부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이던 자신과 협의 없이 검찰 인사를 한 것을 두고 “인사권도 없고 주변에서 다 식물 총장이라고 한다”고 했던 것을 겨냥한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그때와는 상황이 다른 것 같다”고 했다.
같은 당 윤건영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검찰총장 인사는 일부러 질질 끌면서, 최측근 한 장관을 통해 검사 인사를 단행한 지금의 사태야말로 초유의 일”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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