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기사 없어 191대 중 70대 가동
금륜산업 “내달부터 무기한 휴업”
코로나로 택배 등으로 기사들 이직
조합측, 월급제 법안 폐지 등 요구
부산지역 택시업계가 운전기사 부족 등으로 심각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택시업계는 요금 규제를 풀거나 다른 대중교통처럼 손실 보상을 해달라고 부산시에 요구하고 나섰다.
27일 부산법인택시조합에 따르면 ㈜금륜산업이 다음 달 1일부터 무기한 휴업에 들어간다. 1978년부터 44년째 운영 중인 금륜산업은 “최근 3년간 누적 적자가 18억 원에 달하는 데다 보유 중인 택시 191대 중 70대 정도만 가동돼 경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조합 측에 통보했다. 금륜산업 측은 조합에 “매달 5000만 원 상당의 적자를 보고 있는데, 매각조차 여의치 않아 일단 정부 지원을 받으면서 방안을 찾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여행업 등 코로나19 여파로 피해가 큰 업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해 휴업수당 등을 지원 중이다. 택시운송업은 올 3월에 추가 지정됐다.
조합 관계자는 “택시회사는 기사들의 사납금만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보유 택시의 80% 정도는 가동이 돼야 경영이 가능하다”며 “기사들이 대거 이탈해 수입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경영직 월급, 차량 부품비 등 각종 고정비는 매년 오르고 액화석유가스(LPG) 요금은 너무 치솟아 부산 택시회사 96곳 모두 적자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다른 택시회사 10여 곳도 매각이 여의치 않아 금륜산업처럼 휴업을 고려 중이라고 한다.
조합에 따르면 2020년 1월 기준 1만1000여 명이었던 부산지역 택시기사 수는 현재 7000여 명으로 4000명이나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승객이 급감하자 상당수 기사들이 택배나 화물운송, 대리운전 업체 등으로 이직하며 택시기사 수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A업체 대표는 “보유한 택시 가동률이 2년 넘게 절반을 못 채우는 사이 빚이 10억 원 넘게 불었다”며 “회사는 3년 연속 적자가 나면 금융권 대출이 막히기 때문에 동종 업계 대부분 벼랑 끝에 몰렸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부산시가 택시 기본요금 인상과 감차 등으로 지원에 나섰지만 효과는 미비한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임에도 요금을 올렸고, 54억 원의 예산을 들여 택시를 사들였지만 기사 수가 워낙 많이 줄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시가 지난달 말까지 실시한 올해 택시감차보상사업은 194대를 목표로 했는데, 신청은 1000대가 넘었다.
택시업계는 요금 규제를 풀거나 다른 대중교통처럼 손실 보상을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준공영제 등으로 도시철도와 시내버스에 각각 3046억 원과 3671억 원을 지원했다. 반면 택시는 이 같은 지원 없이 요금을 제한하고 있다. 다만 시는 지난해 12월 물가대책위원회를 열어 4년 3개월 만에 택시 기본요금을 2800원에서 3300원으로 인상했다.
양원석 부산택시조합 기획노무부장은 “물가와 최저임금 인상 폭에 비해 기본요금 인상은 제자리 수준이다. 기사들이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일하는 만큼 돈을 벌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합 측은 이에 더해 요금 자율화 도입, 법인택시 리스제 허용, 기사 월급제 법안 폐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부산택시조합 장성호 이사장은 “요금을 시장의 선택에 맡기지 않으려면 준공영제에 준하는 재정 지원이나 리스제 등 다양한 고용 형태를 보장해 줘야 한다”며 “현 상황이 계속되면 택시 업체는 줄도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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