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곡항 앞바다에 빠진 채 발견, 차량번호-트렁크 채취 지문 일치
문 잠겨… 탑승여부는 확인 못해
경찰 “오늘 車 인양… 내부 확인”
“조씨, 가상화폐 투자해 큰 손실… 빚 독촉 받는 등 생활고 시달려”
전남 완도군 신지도에서 실종된 조유나 양(11) 일가족 3명이 탔던 아우디 승용차가 28일 바다에 빠진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조 양의 부모가 수시로 채무변제 독촉 전화를 받는 등 생활고에 시달린 사실을 확인하고 실종과의 연관성을 수사 중이다.
28일 광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12분경 완도군 신지도 송곡항 방파제 인근 수중에서 아우디 차량이 발견됐다. 이 차량은 조 양의 아버지 조모 씨(36)의 승용차와 차량 번호가 같았고, 트렁크 안에서 채취한 지문 역시 조 씨 가족 지문과 일치했다.
해경이 수중을 탐색한 결과 차량 문은 잠겨 있었고, 물이 탁한 데다 유리창이 짙은 색으로 틴팅(선팅)돼 차량 내부에 조 씨 가족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없었다. 해경 관계자는 “조 씨 가족이 있을 경우 유리창을 부수고 강제로 진입하면 신체가 조류에 휩쓸려갈 가능성이 있다”며 “29일 오전 차량을 인양하고 내부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조 씨 부부가 지난달 30일 오후 10시 57분경 조 양을 승용차에 태우고 신지도의 한 펜션에서 나온 다음 오후 11시 6분경 송곡항 인근 좁은 도로로 진입하는 모습을 폐쇄회로(CC)TV로 확인했다. 조 씨의 휴대전화는 지난달 31일 오전 4시 16분경 송곡항 인근에서 꺼졌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조 씨 가족은 수시로 빚 상환을 독촉당하는 등 생활고에 시달렸다고 한다. 경찰이 주변인들을 탐문한 결과 조 씨 부부는 금융회사의 채무 변제 독촉 전화를 수시로 받았고, 마지막 행적이 확인된 지난달 30일에도 독촉 전화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는 지난해 7월 운영하던 가게를 폐업했고 부인 이모 씨(35)도 비슷한 시기 직장을 그만둬 경제난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인들에 따르면 조 씨는 최근 가상화폐 투자에서도 큰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확인한 조 씨의 광주 자택 우편함에도 채권 추심기관의 독촉장과 이른바 ‘노란 딱지’로 불리는 민사소송 통지서 등이 쌓여 있었다. 경찰은 조 씨 부부가 생활고 등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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