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벌불원서 안 써준 여자친구 보복폭행 20대男, 실형

폭행을 당한 여자친구가 경찰에 신고하자 처벌불원서 작성을 강요하고 보복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에게 1심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했다.

2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고충정)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폭행 등), 폭행,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운전),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위반, 강요, 상해 혐의로 기소된 A(24)씨에게 최근 징역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1월1일 오전 0시50분께 피해자인 B씨에게 함께 경찰서에 방문해 처벌불원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B씨를 폭행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출석 요구를 받은 상태였다.

같은 날 오전 3시30분께 서울 성북구의 한 호텔에서 B씨의 얼굴 부위를 수회 때려 폭행한 혐의도 있다. A씨는 B씨가 “처벌불원서에 대해 말도 하지 않고 경찰서에 데려가지 않았느냐. 처벌불원서를 써주지 않겠다”고 말하자 격분해 주먹을 휘둘렀다고 한다.

엿새 뒤 경찰에서 ‘처벌불원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입건된다’는 연락을 받자 재차 B씨를 폭행했다. 주먹질에 이어 발로 몸통 부위를 수회 밟는 등 폭행이 약 10분간 지속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결국 그날 경찰서를 찾아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진술서를 작성했다.

이후에도 A씨는 걸핏하면 B씨에게 폭력을 휘둘렀다고 한다.

지난 2월1일 서울 강북구 한 모텔에서 온라인 게임을 하던 중 게임이 잘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말다툼을 하다가 주먹으로 B씨의 옆구리 부위를 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B씨는 약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같은 달 20일에는 인근에서 술을 마시던 B씨를 자신이 운전하는 BMW 승용차 안으로 불러내 “술을 적당히 마시지, 왜 그렇게까지 취하도록 마시냐”며 얼굴 부위를 수회 때렸다. 또 도망가려는 B씨의 머리채를 잡아당기고 휴대전화를 빼앗은 뒤 약 3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도 A씨는 수차례 무면허 운전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충동조절 등 정신적인 문제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에게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거나 미약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보복의 목적으로 수차례 폭행하고 상해를 가하기까지 한 점,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폭행)죄 등으로 형의 집행을 종료한지 3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범행을 저지른 점, 이 사건 이전에도 데이트 폭력을 비롯한 폭력범죄 등으로 처벌 받은 전력이 있다는 점에서 죄질이 상당히 좋지 않고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A씨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500만원의 합의금을 지급해 B씨와 합의했고 B씨가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연이어 발생한 폭행 사건의 경우 B씨가 처벌불원 의사를 담은 합의서를 제출해 공소가 기각됐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