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원숭이두창 빈발국’ 여행력 의료기관에 제공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29일 14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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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영국 등 원숭이두창이 크게 유행하는 나라에서 입국한 사람이 7월 1일부터 병의원을 방문하면 의료진에게 환자의 여행 이력을 알려주기로 했다. 원숭이두창은 잠복기가 최장 21일로 길어 공항 검역으로 완전히 차단할 수 없는 만큼, 국내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29일 질병관리청은 7월 1일부터 ‘해외여행력 정보제공 전용 프로그램(ITS)’을 원숭이두창에도 적용한다고 밝혔다. ITS는 특정 감염병이 유행하는 나라에서 입국한 사람이 동네 병의원을 찾으면 의료진에게 자동으로 경고 메시지를 띄워 주는 시스템이다. 진료 접수나 처방 단계에서 의료진 모니터에 “○○○ 여행 이력이 있으니 증상을 눈여겨봐 달라”는 메시지가 나타난다.

질병청은 우선 영국과 스페인, 독일, 포르투갈, 프랑스 등 원숭이두창이 많이 발생한 5개 국가에 다녀온 입국자 정보를 ITS에 등록하기로 했다. 국제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27일 기준 비(菲)아프리카 지역에서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나온 국가는 총 48개국이지만, 그 중에서도 환자가 많이 발생한 5개국에 대해 우선 감시를 강화하고 추후 확대를 검토하는 것이다. 이들 5개국에서 발생한 환자는 3108명으로 비아프리카 지역 전체 환자 4378명의 71%에 이른다. 정부는 이들 5개국에서 입국하는 사람은 발열 감시의 기준도 37.5도에서 37.3도로 강화한 상태다.

이로써 영국 등에 다녀온 뒤 21일이 지나지 않은 환자가 발진 등의 증상으로 동네 피부과를 찾을 경우 의료진이 좀 더 쉽게 원숭이두창 의심사례를 발견하고 지역 보건소나 질병관리청(1339)에 의심신고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숭이두창은 수두 등 다른 피부질환과 구분이 어려워 의심 환자가 일반 피부병으로 착각하고 동네 피부과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많았다. ITS는 전국 병의원 99%에 설치된 의약품 안전사용 서비스(DUR)를 활용하기 때문에 사각지대도 거의 없다.

ITS는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 때 한국이 전 세계에서 처음 도입했다. 지카 바이러스 유입 당시에도 활용했다. 현재 ITS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메르스, 페스트, 에볼라, 라싸열 등 5개 감염병에 적용하고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원숭이두창은 긴 잠복기를 띠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며 “이번 조치로 의료진이 진료 과정에서 원숭이두창 의심자를 발견해 조기에 신고하는 게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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