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더럽다”…매장 직원에 소리친 유명 작곡가, 모욕죄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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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6월 30일 14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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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의 응대가 마음에 들지 않아 다른 손님들 앞에서 “당신 정말 더럽다”고 큰 소리를 친 유명 작곡가가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3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심현근 판사는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작곡가 A모씨(48)에게 최근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8월21일 서울 강남구 한 전자담배 매장에서 20대 직원 B씨를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B씨가 자신이 원하는 제품이 아닌 다른 제품을 권하고, 손으로 전자담배의 입에 닿는 부분을 만진다는 이유로 “더럽다. 당신 정말 더러워. 내 일행도 ‘당신 맨날 더럽다’고 한다”고 크게 소리친 것으로 조사됐다.

심 판사는 “피고인이 ‘전자담배 판매 시 위생에 더 신경을 써달라’는 취지의 말을 다소 격앙된 어조로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당신은 정말 더럽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합리적 의심없이 증명됐다 보기엔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설령 A씨가 그런 말을 했다더라도 전자담배는 입에 직접 닿는 물건이므로 ‘판매 시 청결에 주의하라’는 말의 취지가 당시 상황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심 판사는 “더럽다는 표현도 B씨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것이 아니라, B씨가 전자담배를 다루는 방식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소 무례한 표현에 해당하는 수준을 넘어 B씨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대법원은 형법 311조 모욕죄에서의 모욕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A씨는 인기 드라마의 OST 등을 다수 작곡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A씨는 벌금 50만원에 약식기소됐으나, 정식 재판에 회부되면서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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