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교육을 변방의 교육이 아닌, 대한민국 교육의 변화를 선도하는 주역으로 우뚝 세우겠다.”
경남도교육청 2층 집무실에서 1일 동아일보와 만난 박종훈 교육감(61)은 “앞으로 4년간 시대적 과제인 미래 교육을 완성하겠다”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도민들의 선택이 옳았음을 반드시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으로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박 교육감은 6·1지방선거에서 접전 끝에 보수 성향 김상권 후보를 0.47%포인트 차로 누르고 직선제 이후 첫 3선 경남도교육감이 됐다. 박 교육감은 당선 이유에 대해 “지난 8년간 일관되게 수업을 혁신하고 안전과 무상급식, 복지 등 교육 공공성을 강화한 것이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모든 아이가 소외되거나 차별받지 않고, 제대로 미래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라는 도민들의 준엄한 명령이 선거에서 표출됐다”고 했다.
박 교육감은 앞으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반 교육 플랫폼인 ‘아이톡톡’ 완성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020년 전국 최초로 네이버, 한글과컴퓨터와 손잡고 아이톡톡을 자체 개발했다. 아이톡톡은 시범운영을 거쳐 지난해부터 모든 학교에 적용됐다. 초중고교생 40만 명과 교직원 5만 명이 24시간, 365일 아이톡톡을 드나들며 주고받는 모든 데이터가 쌓이고 있다. 이 빅데이터는 인공지능으로 분석돼 학생 각자에게 맞춤형 학습 방안을 제안한다. 또 숨은 재능을 발굴해 학생의 진로 찾기와 진학을 돕는다. 수업에 필요한 교육 콘텐츠와 교원 업무까지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하다.
박 교육감은 “지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 교육으로 나아가는 중대한 전환기”라며 “아이톡톡으로 경남 교육을 반석 위에 올려놓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부모가 마음 편하게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는 안전한 학교를 만들고, 취약계층 학생 지원 정책을 강화하겠다”며 “농산어촌 문화체험활동비, 학교 밖 청소년교육수당, 특성화고 학생 지원금 등 학생 복지 향상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했다.
정치적 지형 변화는 새로운 도전 과제다. 보수 진영인 국민의힘 소속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취임했고 경남도의회에서도 국민의힘이 다수당을 차지해 진보교육감으로서의 정치력도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아이톡톡과 돌봄교실 확대 등 주요 교육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려면 정치권과의 협력이 필수불가결하다.
박 교육감은 “교육에는 진보와 보수가 따로 없다”며 “교육 정책을 추진하고 예산안을 편성해 심의받는 것은 진영이 아닌 경남 교육을 위한 일”이라고 했다. 또 “경남도 교육위원으로서 직접 의정활동을 한 8년과 교육감으로서 도의회와 함께 협치한 8년 등 총 16년의 경험이 있다”며 “정당을 뛰어넘는 통합 교육감으로 정치권과 소통하고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육감은 마산고, 경남대를 졸업하고 창원문성고에서 교직생활을 했다. 아이디어가 많고 상황 변화에 대응력이 뛰어난 것이 강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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