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모평, 작년 ‘불수능’ 만큼 어려웠다…“만점자 표준점수 같아”

지난달 9일 실시된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월 모의평가는 1등급을 구분하는 표준점수가 국어는 높아지고 수학은 하락했다. 국어와 수학 만점자가 획득한 표준점수는 지난해 수능과 같아 어려웠던 시험으로 평가된다.

절대평가인 영어는 지난해 수능보다 1등급을 획득한 수험생 비율이 감소해 더 어려웠던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수능에 이어 6월 모의평가에서도 출제 오류가 발생한 데 따라 수능 출제기관은 중저난도 문항 점검 절차를 강화해 운영하기로 했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를 5일 이같이 공개했다.

이번 6월 모의평가에 응시한 수험생은 39만3502명이다. 지난해 수능(44만8138명)보다 5만4636명, 6월 모의평가(39만9818명)보다 6316명 적은 규모다.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은 32만8489명(83.5%), 재수생 등 졸업생과 검정고시 합격자는 6만5013명(16.5%)이었다.

영역별 만점자 표준점수는 국어 영역 149점, 수학 영역 147점으로 나타나 모두 지난해 수능과 같았다. 이는 문·이과 통합형 ‘공통+선택과목’ 방식이 처음 도입된 지난해 6월 모의평가 이후 가장 높은 점수다.

국어 만점자는 59명, 수학 만점자는 13명이다. 지난해 수능 당시에는 국어는 28명, 수학은 2702명이었다.

수능의 성적 표기법인 국어, 수학 영역의 표준점수는 수험생이 획득한 점수의 상대적 서열을 나타내는 점수로, 통상 시험이 어려우면 표준점수가 높아진다.

1등급을 구분하는 표준점수는 국어 영역 133점, 수학 영역 134점이다.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국어는 2점 상승했고 수학은 3점 하락했다. 지난해 6월 모의평가와 비교해 국어는 1점 상승, 수학은 134점으로 같았다.

1등급을 획득한 수험생 수는 국어 1만6927명(4.33%), 수학은 1만5851명(4.09%)로 집계됐다.

평가원은 통칭 ‘이과생’(수학 영역 선택과목 ‘미적분’, ‘기하’ 응시자)이 ‘문과생’보다 유리하다는 논란에도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격차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영어 영역은 응시자 39만2839명 중 2만2546명(5.74%)만이 1등급을 획득했다. 영어는 2018학년도 시험부터 원점수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을 획득하면 1등급을 부여 받는 절대평가 방식으로 실시되고 있다.

영어 1등급 획득 비율은 지난해 수능(6.25%)보다 0.51%포인트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6월 모의평가(5.51%), 9월 모의평가(4.87%)보다는 많았다.

이를 종합하면, 국어·영어는 지난해 수능보다 더 어려웠고 수학은 1등급을 얻기가 보다 수월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다만 만점자가 단 한 명에 그쳤던 지난해 수능에 준하는 어려운 시험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국어, 수학, 영어 모두 ‘불수능’으로 매우 어렵게 출제됐다”며 “영어는 절대평가 체제가 도입된 이후 가장 어려웠던 2019학년도 수능과 비슷할 정도로 매우 어렵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필수 응시과목인 한국사 영역은 응시자 15.71%인 6만1837명이 1등급을 획득했다.

출제 오류가 발생했던 과학탐구 영역 ‘지구과학Ⅱ’는 5018명이 응시했으며, 1등급 구분 표준점수는 73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6월 모의평가 탐구영역 선택과목 중 ‘물리학Ⅱ’, ‘생명과학Ⅱ’와 함께 가장 높은 점수다.

평가원 관계자는 이번 지구과학Ⅱ에서 출제오류가 발생한 문항에 대해 “당초 정답률은 50%를 넘겼었고, ‘모두 정답’ 처리했을 때 해당 선택과목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1점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평가원은 출제오류 사태 재발에 따라 출제 초기부터 최종까지 변화가 없는 ‘조기 안착 문항’에 대해 제시문과 답안지, 삽화 등을 다시 점검할 계획이다.

수능 문제는 출제위원과 검토위원이 번갈아 2차례 출제와 검토, 수정을 거쳐 출제한다. 지난해 수능 ‘생명과학Ⅱ’ 출제오류 사태로 고난도 문항은 별도의 검토단이 한 번 더 문제를 확인하는 절차를 두고 있다.

그러나 고난도 문항 검토단의 검수를 받지 않은 문제에서 출제 오류가 발생하면서 중저난도 문항에 대해서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던 바 있다.

평가원 관계자는 “고난도 문항은 각 과목별로 문항별 정답률이 가장 낮은 순으로 하위 15%에 해당하는 문항이며 전체 회의에서 검토한다”고 설명했다.

평가원 관계자는 검토가 강화되는 ‘조기 안착 문항’에 대해 “대체로 배점 2점의 문항이 많다”며 “전체 문항의 몇 퍼센트(%)를 차지한다고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지구과학Ⅱ의 경우 3~4문항 정도”라고 덧붙였다.

6월 모의평가에 응시한 수험생들은 오는 6일 성적통지표를 받게 된다. 성적통지표에는 영역 및 과목별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이 적힌다.

국어·수학 영역의 평균은 100점, 표준편차는 20으로, 탐구 영역은 평균 50점, 표준편차 10으로 변환한 표준점수가 표기된다. 영어와 한국사,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절대평가로 등급만 표시된다.

코로나19 확진 등으로 현장이 아닌 자택에서 온라인으로 응시한 수험생 363명의 성적은 이번 채점 결과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들에게는 자신의 점수를 가늠할 수 있는 참고용 성적표가 제공될 예정이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