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처음 치러진 6월 모의평가가 역대급 ‘불수능’으로 불렸던 지난해 수능만큼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와 수학 등에선 점수가 잘 나오는 과목을 선택하는 쏠림 현상이 더 심화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지난달 9일 치러진 수능 모의평가 채점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은 국어 149점, 수학 147점으로 지난해 수능과 같았다. 통상 시험이 어려워 평균점수가 하락하면 표준점수 최고점이 올라간다. 입시업계에선 표준점수가 145점이 넘으면 대개 ‘불수능’이라고 부른다. 이번 6월 모의평가가 수험생들에겐 역대급 난이도를 보였던 지난해 수능만큼 어려웠다는 의미다.
국어 영역 표준점수 만점자는 59명(0.015%)으로 지난해 수능의 28명(0.006%)보다 늘었다. 지난해 수능보다는 쉬웠지만 여전히 까다로웠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수능과 비교하면 1등급 기준 점수는 131점에서 133점으로 올랐고, 1등급 비율은 4.01%에서 4.33%로 늘었다.
수학 만점자는 13명(0.003%)에 불과했다. 만점자가 2702명(0.63%)이었던 지난해 수능보다 더 어려웠다. 1등급 기준 점수는 134점으로 지난해 수능의 137점보다 낮았다.
영어도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높았다. 원점수 90점 이상인 1등급 비율이 5.74%로 지난해 수능의 6.25%보다 낮아졌다. 영어는 절대평가로 치러져 등급만 표시된다. 역시 절대평가인 한국사의 1등급 비율은 15.71%로 지난해 수능의 37.57%보다 크게 줄었다.
수험생들이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과목을 선택하는 경향은 더 뚜렷해졌다. 이과 학생들이 주로 치르는 미적분 선택 비율은 지난해 6월 모의평가 37.1%, 9월 모의평가 39.3%, 수능 39.7%에서 이번엔 42.8%까지 늘었다. 국어 영역 언어와 매체 선택 비율도 같은 기간 27.8%→29.9%→30%→35.9%로 증가 추세다. 중상위권 학생들의 이같은 선택 과목 쏠림 현상은 수능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김원중 강남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국어와 수학은 공통과목 배점이 높기 때문에 공통과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 우선”이라며 “선택과목의 유불리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본인이 선택한 과목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해는 국어와 수학 영역에서 선택 과목을 골라 치르는 통합형 수능 2년차다. 지난해 평가원이 선택과목별 응시자의 표준점수 분포를 공개하지 않아 학생과 교사들의 불만이 많았다. 이번 모의평가에서도 평가원은 국어와 수학 영역의 과목별 표준점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평가원 관계자는 “현재 성적통지표에 국어와 수학 영역은 등급과 백분위, 표준점수가 표기되는데 선택과목별 자료를 주는 것이 점수 제공 방식에 맞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6월 모의평가에 응시한 수험생은 39만3502명이었다. 재학생이 32만8489명, 졸업생과 검정고시 합격자 등은 6만5013명이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