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의 한 유흥주점에서 손님이 건넨 술을 받아 마신 여성 종업원이 숨진 사건과 관련, 유족은 “하얀 가루가 든 잔을 게임에서 진 종업원에게 먹도록 했다”는 취지의 동료 종업원 말을 전했다.
이 사건은 지난 5일 오전 5~7시경 발생했다. 강남구 역삼동의 한 유흥주점에서 30대 여성 종업원 A 씨가 손님이 건넨 술을 마신 뒤 이상증세를 보여 동료 종업원이 7시54분경 경찰에 신고했다.
A 씨는 출동한 경찰과 소방의 마약 시약 검사와 병원 이송 요청을 거부한 뒤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으나 오전 10시20분경 자택에서 숨졌다.
같은 술자리에 있었던 20대 남성 손님도 유흥주점에서 약 700m 떨어진 공원에서 나무를 들이받은 뒤 오전 8시 30분경 사망했다.
이 남성의 차량에서는 마약으로 의심되는 백색 가루가 담긴 봉투가 발견됐다.
경찰은 두 사건이 마약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연관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A 씨 유족은 술자리에 함께 있었던 또 다른 여성 종업원으로부터 들은 당시 상황을 SBS에 전했다.
유족은 “그 애(동료 종업원)는 살았고 우리 애는 죽었는데, 그 애가 그걸 봤다한다. 하얀 가루 마약이 들어가는 잔을…우리 애가 게임에 졌으니까 계속 먹어야 된다고…”라고 말했다.
A 씨는 또 술을 마시는 과정에서 동생에게 전화해 “누군가 술에 약을 탄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경찰은 숨진 남녀의 시신 부검을 의뢰하고, 나머지 동석한 손님 및 주점 관계자들을 상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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