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유흥주점에서 손님이 건넨 술을 마신 여성 종업원과 남성 손님이 잇달아 숨진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손님 차량에서 2000여 명이 투약할 수 있는 마약 추정 물질을 발견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7일 “20대 남성 A 씨의 차 안에서 마약으로 보이는 흰색 가루 64g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통상 마약 1회분(0.03g) 용량으로 보면 약 2100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가루의 성분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에 따르면 앞서 A 씨는 5일 새벽 유흥주점에서 역시 20대인 일행 3명과 함께 술을 마셨고, 오전 7시경 주점을 나와 차량을 운전해 이동하던 중 여러 차례 충돌사고를 냈다. 주점 인근 공원 관계자가 A 씨 차량이 이상하다고 생각해 경찰에 신고했고, A 씨는 차량 안에서 오전 8시 반경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 씨가 마약 탓에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이날 오전 10시 20분경에는 A 씨와 술자리에 함께 있었던 30대 여성 종업원 B 씨가 자신의 집에서 사망했다. 경찰은 B 씨가 마신 술에 A 씨가 마약을 넣은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B 씨는 사망 전 동료에게 “손님이 술에 마약을 탄 것 같은데, 그걸 마신 뒤부터 몸이 이상했다”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국과수는 7일 A 씨와 B 씨의 시신을 부검했으며, 약독물 검사 등 정밀검사를 벌일 예정이다. 경찰은 술자리 동석자들과 유흥주점 관계자 등을 상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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