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끊임없이 하늘을 날고 싶어 했습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아라비안나이트의 양탄자나 손오공의 구름에는 푸른 하늘을 자유롭게 날고 싶어한 인류의 열망이 담겨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류가 하늘을 날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였을까요.
1903년 동력 비행에 성공한 미국의 라이트 형제보다 120여 년 먼저 하늘을 날았던 프랑스의 몽골피에 형제가 있습니다. 일설에 의하면 형 조제프 미셸 몽골피에(1740∼1810)는 어느 날 아내의 앞치마가 따뜻한 난로 앞에서 연기 때문에 부푸는 것을 보고 커다란 주머니 속에 가열한 공기를 집어넣으면 하늘로 떠오르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합니다. 곧장 그는 과학지식이 풍부했던 동생 자크 에티엔 몽골피에(1745∼1799)를 찾아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이야기합니다.
그때부터 형제는 하늘을 나는 기구를 만들기 위해 여러 방법을 연구합니다. 1782년 12월, 드디어 형제는 자신들이 사는 마을 인근 들판에서 직경 11m나 되는 열기구를 띄웁니다. 열기구는 정말로 떠올랐고, 심지어 2km나 날다가 내려왔습니다. 자신감을 얻은 형제는 다음 해 6월 아노네의 시장에서 자루 바닥에 있는 구멍을 통해 밀짚과 양털을 태운 공기를 기구에 채우고, 사람들 앞에서 비행 실험을 합니다. 기구는 공중으로 1000m 정도 떠올라 10분 정도 머물렀고, 떠오른 곳에서 2.4km 이상 떨어진 지표면에 내려앉았습니다.
비행 성공 소식은 당시 프랑스 왕인 루이 16세의 귀에도 들어갑니다. 이들은 1783년 8월 베르사유 궁전에서 왕과 왕비인 마리 앙투아네트 등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역사적인 실험을 하게 됩니다. 가축 여러 마리를 실은 열기구는 이번엔 3km를 날았다가 무사히 착륙합니다.
마침내 이들은 1783년 11월 21일 열기구에 줄을 묶지 않은 채 최초로 두 명의 승객을 태운 상태에서 비행에 성공합니다. 열기구는 파리 상공에서 약 25분 동안, 950m 고도에서 9km를 비행했습니다. 이것으로 형제의 명성은 높아집니다. 열기구를 이용한 비행은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로 파급되면서 점차 발전했습니다. 열기구는 항공기가 발명되기 이전에 공중정찰, 폭격, 혹은 우편물 공수 등에 많이 이용되었습니다. 오늘날에도 기상관측용 등으로 이용됩니다.
물론 열기구의 발명이 항공기 발달에 큰 도움을 준 것은 아닙니다. 열기구는 추진 장치가 없어 방향 조종이 불가능합니다. 하늘로 떠오르는 힘인 ‘부력(浮力)’을 이용한 것이라 기류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어, 사실 엄밀한 의미에서는 비행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전까지 인류가 불가능으로 여겼던 ‘하늘을 나는 꿈’이 몽골피에 형제의 열기구를 통해 실현된 것은 세계 항공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사건일 것입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