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전국에 장맛비가 내릴 것이란 예보와 달리 곳곳에서 비가 내리다 금세 그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장마 같지 않은 장마’란 평가도 나온다. 최근 한반도 상공에서 여러 기압계가 ‘각축’을 벌이고 있어 당분간 변덕스러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12일 강원 영동, 남해안, 제주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맑은 날씨가 될 것으로 예보했다. 한낮 기온은 서울 32도, 대전 32도, 대구 30도, 광주 31도 등이다. 다만 13일부터는 또 전국 곳곳에서 비가 내린다. 14일 중부지방과 전북에서 비가 내리다가 15일 전국적으로 강수 예보가 있다.
최근 날씨의 특징은 며칠 동안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장맛비가 없다는 점이다. 비가 내린다고 예보된 지역 역시 게릴라성 호우가 쏟아지고 금세 하늘이 갠다. 이는 한반도가 정체전선(장마전선)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그 양상이 일반적인 장마와 다르기 때문이다.
보통 장마는 봄철까지 한반도를 덮고 있는 북쪽의 한랭 기단이 남쪽에서 올라오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과 맞부딪치며 발생한다. 힘이 센 두 기단이 한반도 상공에서 한동안 힘겨루기를 하면서 오랜 기간 많은 양의 비를 뿌린다.
하지만 올해 한반도 상공의 일기도는 예년과 다르다. 11일 현재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고기압, 저기압이 각각 두세 개에 이른다. 절대적으로 강한 기단이 없는 ‘춘추전국시대’가 한반도 하늘에서 펼쳐지는 셈이다.
이 때문에 날씨가 오락가락하고 있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12일 날이 개는 이유는 북쪽에 있던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내려와 잠시 한반도 상공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반면 13일엔 다시 남서쪽에서 만들어진 저기압과 장마전선이 세력을 확장하면서 전국에 비가 내린다. 14, 15일 역시 각 기압의 세력 다툼에 따라 곳곳에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이광연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최근 복잡하게 바뀌는 기압계에 따라 날씨의 변동성 역시 매우 큰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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