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에 사는 A(42)씨는 최근 시어머니의 생신을 맞아 가수 임영웅씨의 콘서트 티켓을 사려다 돈만 잃었다. 그는 “처음엔 연락이 잘 됐는데 지금은 휴대전화 정지 상태”라며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 이력을 믿고 거래했는데 결국은 사기였다”고 말했다. A씨는 추가 피해를 막고자 인터넷 사기피해 정보공유 사이트인 더치트에 글을 올려 피해 사례를 공유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인기 가수의 콘서트와 스포츠 경기 행사가 속속 재개하는 가운데 중고거래 사이트 등을 통한 티켓 사기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임영웅 콘서트 티켓 사기를 당한 또 다른 피해자 B(37)씨는 “돈도 돈이지만 콘서트 티켓을 못 구해서 더 속상하다”며 “엄마랑 휴가를 같이 못가게 돼서 더 보내드리고 싶었는데 꼭 잡혔으면 한다”고 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명 콘서트 및 스포츠 경기 티켓은 예매 즉시 매진 행렬을 기록하고 있다. 오는 13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내한 경기가 열리고 15~17일에는 싸이 흠뻑쇼가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다. 내달 12~14일에는 가수 임영웅씨의 콘서트가 예정돼 있다.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첫 여름 휴가철인 만큼 억눌렸던 수요가 몰리면서 대부분 티켓은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됐다. 현재 각종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적게는 몇 만원부터 많게는 수십만원까지 웃돈을 얹어 거래되고 있다.
온라인에서 티켓을 사고 파는 이른바 ‘암표 거래’ 자체가 처벌 대상은 아니다. 현재 암표거래에 대한 규제는 경범죄 처벌법에 따라 현장에서의 암표 거래에 한해 2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수준이고, 온라인 암표 거래는 별도의 처벌 규정이 없다.
문제는 대부분 거래가 중고거래 사이트를 통해 비대면으로 이뤄지다 보니 사기 범죄 위험성이 높다는 점이다.
팀 K리그와 토트넘 선수단의 경기 티켓을 구하려다 사기 피해를 입었다는 C씨는 “판매가의 20~30%에 대해 선입금을 요구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입금 받겠다는 말에 속았다”며 “토트넘 경기부터 싸이 흠뻑쇼까지 한 사람이 저지른 티켓 사기만 20건이 넘더라. 전화번호를 여러개 써서 더치트에 조회해도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티켓 사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개인 간 거래는 되도록 피하되 일단 피해가 발생하면 최대한 많은 증거를 수집해 경찰에 신고하라고 조언한다.
곽대경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당사자가 누군지 모르는 일대일 거래가 제일 위험하다. 개인 간 거래는 가능하면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아울러 “피해가 발생하면 즉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며 “다만 거래에 사용된 개인정보가 거짓일 가능성도 있고 이 경우 추적할 수 있는 단서가 없으니 경찰이 추적 할 수 있는 근거나 단서를 가능한 많이 확보해서 신고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국이 제공하는 사기의심 전화번호 및 계좌번호 조회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최근 3개월 간 3회 이상 신고가 접수된 번호인지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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