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속초지역 공무원 2명이 활어회센터 인근 공중화장실에서 에어컨과 실외기를 훔쳐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공무원은 “독거노인에게 가져다주려고 했다”고 말했지만 에어컨은 그의 처갓집에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강원 고성경찰서에 따르면 속초지역 계장급 공무원 A씨 등 2명을 특수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조사 중이다. 훔친 에어컨은 경찰에 압수됐다.
A씨는 지난달 30일 고성군 죽왕면 공현진 활어회센터 인근 공중화장실에서 에어컨과 실외기를 훔친 혐의를 받는다. 역시 계장급 공무원인 B씨는 시청 공용차량으로 훔친 물건의 운반을 도운 혐의다.
이들은 고성과 인접한 속초시청 소속 팀장급 공무원들로 고등학교 친구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을 주도한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평소 알던 독거노인에게 가져다주려고 했다”고 범행 동기를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경찰이 에어컨 운반 위치를 추적한 결과, 에어컨과 실외기는 A씨의 처갓집에 설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의 처갓집은 양친이 다 있고, 취약계층도 아니었다.
B씨는 A씨로부터 “물건을 운반해달라”는 이야기를 듣고 도움만 줬을 뿐 A씨가 에어컨을 훔치려고 한 것인지는 몰랐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속초시는 절도범죄에 연루된 이들 공무원 2명을 직위해제했다. 속초시 관계자는 “흐트러진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 올바른 공직문화를 정립하고 조기에 시정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A씨 등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실시한 후 송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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