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확진자 40%가 ‘BA.5’ 감염…“전파력 더 강한 새 변이 올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12일 19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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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시민들이 서울 용산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하루 1만8147명으로 전주 같은 요일 대비 약 1.8배로 늘었다. 최근 일주일 코로나19 감염재생산지수는 1.05로 약 3개월 만에 환자가 다시 증가하는 기준치(1.0)를 넘어섰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5일 시민들이 서울 용산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하루 1만8147명으로 전주 같은 요일 대비 약 1.8배로 늘었다. 최근 일주일 코로나19 감염재생산지수는 1.05로 약 3개월 만에 환자가 다시 증가하는 기준치(1.0)를 넘어섰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이 본격화한 가운데 특히 수도권 확산세가 심상찮다. 전파력이 센 오미크론 변이의 세부 계통 ‘BA.5’가 일찌감치 확산되면서 비수도권보다 빠르게 환자가 늘고 있다. 여름휴가철을 맞아 수도권 인파가 해수욕장 등 휴양지로 대거 몰리면서 이번 코로나19 유행의 전국 확산이 더 빨라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 수도권 BA.5 휴가철 전국 확산 우려
1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주(3~9일) 수도권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만3852명이었다. 6월 셋째 주(12~18일) 2만4361명에서 3주 만에 2.6배로 급증했다. 제주도 같은 기간 확진자가 2.6배로 늘었다. 반면 경북권과 강원권은 확진자 증가가 각각 1.3배, 1.4배 수준에 그쳤다.

이처럼 수도권과 제주 지역에서 확진자가 다른 곳보다 가파르게 증가한 건 BA.5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지난주 국내 발생 코로나19 확진자의 23.7%에서 BA.5가 검출됐다. 수도권의 검출률은 40.4%로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았다. 제주(26.7%)도 마찬가지였다. 경북권과 강원권의 BA.5 검출률이 각각 4.5%, 3.1%에 그친 것과 대조된다.

외신에 따르면 BA.5는 다른 방역 조치가 없을 경우 확진자 1명당 평균 18.6명에게 2차 감염을 일으킬 정도로 전파력이 강하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비(非)변이 바이러스가 평균 3.3명에게 옮은 것에 비교하면 전파력이 5배 이상으로 강해졌다. 이는 현재 알려진 감염병 중 가장 전파력이 높은 홍역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치명률은 오미크론 변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전파력이 강한 BA.5가 국제공항을 갖춘 수도권과 제주를 중심으로 해외에서 유입되고 있고, 휴가철을 맞아 다른 지역으로 퍼질 위험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여름 ‘델타 변이’가 수도권에서 먼저 유행하다가 여름휴가와 추석 연휴를 맞아 전국으로 확산됐던 것과 비슷한 현상이 올 여름 재현될 수 있다는 얘기다. 부산시와 제주도는 이달 1일 해운대와 함덕 등 관내 주요 해수욕장을 전면 개장했고, 동해안에서는 8, 9일 강릉과 양양, 속초 등 해수욕장 39곳이 휴양객을 받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인구 이동이 많은 휴가철이 지나면 전국에서 BA.5가 우세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전파력 강한 새 변이 유입도 변수
BA.5가 전국으로 확산하면 비수도권 환자들은 더 큰 타격을 받을 우려가 있다. 확진 후 중증으로 악화할 우려가 큰 고령층 인구 비율이 높고, 의료 대응 여력도 상대적으로 열악하기 때문이다. 11일 오후 5시 기준 1466개인 전국 중환자 병상 가운데 1120개(76.4%)가 수도권에 몰려있다. 지난주 비수도권의 준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27.4%로 수도권(13.1%)의 2배가 넘었다.

12일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수도권과 비수도권 구분 없이 전국의 코로나19 위험도를 ‘낮음’에서 ‘중간’으로 상향 조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중간’ 단계로 돌아간 건 5월 둘째 주 이후 8주 만이다. 다른 방역지표도 일제히 오미크론 유행 초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국내 감염재생산지수(확진자 한 명이 추가 감염을 일으키는 사람 수)는 1.4명으로 2월 넷째 주(1.46명) 이후 가장 높았고, 전주 대비 확진자 증가 수준도 1.87배로 2월 둘째 주(2.03배) 이후 가장 컸다.

방역당국은 해외에서 유행하는 또 다른 오미크론 변이의 세부 계통 ‘BA.2.75’(일명 ‘켄타우로스’)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BA.2.75는 5월 인도에서 발견된 뒤 미국 영국 일본 등에서 확산 중이다. BA.5보다 더 많은 돌연변이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전파력과 면역 회피 수준이 더 높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 관계자는 “BA.5에 감염됐다가 회복돼도 다시 BA.2.75에 감염될 수 있을 정도로 재감염 위험이 높은 변이로 보인다”라며 “국내에 유입돼 BA.5와 함께 유행할 경우엔 올 초 오미크론 대유행에 버금가는 위력을 떨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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