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해결에 사재 출연… “민간 차원서 인구문제 대책 세울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13일 03시 00분


‘인구감소대책 국민운동본부’ 설립 나선 강국창 동국성신㈜ 회장

사재를 출연해 ‘인구감소대책 국민운동본부’를 만드는 강국창 동국성신 회장. 인천경영자총협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우리나라를 위한 
의미 있는 일을 찾다 보니, 가장 시급한 문제가 인구 감소라고 판단해 기업과 종교계가 힘을 모아 출산장려운동을 펼치기로 했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사재를 출연해 ‘인구감소대책 국민운동본부’를 만드는 강국창 동국성신 회장. 인천경영자총협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우리나라를 위한 의미 있는 일을 찾다 보니, 가장 시급한 문제가 인구 감소라고 판단해 기업과 종교계가 힘을 모아 출산장려운동을 펼치기로 했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인구는 국력이고, 출산은 곧 애국입니다.”

인천경영자총협회를 이끌고 있는 강국창 회장(79·동국성신㈜ 회장)은 지난달 팔순 잔치를 치르면서 평소 마음속에 간직했던 중요한 결정을 가족과 회사 직원, 동료 기업인, 교회 성도들에게 알렸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는 가칭 재단법인 ‘인구감소대책 국민운동본부’를 설립하기로 하고 우선 사재 1억 원을 출연했다.

강 회장은 “정부가 지난 15년간 출산 관련 정책에 무려 220조 원을 쏟아부었지만 대한민국은 소멸 위기에 있다”며 “기업과 종교계(교회) 등 민간이 나서 인구 감소 대책 운동을 펼치려고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40년 넘게 기업을 이끌고 있는 그는 일손 부족 등으로 인구 감소의 현주소를 산업 현장에서 가장 먼저 체감하고 있다.

강 회장을 11일 인천 남동산업단지 동국성신 집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요즘 ‘인구감소대책 국민운동본부’ 조직안과 설립 시기, 정관 내용을 꼼꼼하게 준비하며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한국의 인구는 2020년 5184만 명으로 정점에 도달한 후 한 해 5만 명씩 감소하고 있다. 2070년에는 1500만 명이 감소해 인구 3600만 명에 평균 연령도 62.2세가 되는데 나라는 누가 지키고, 대한민국은 존재할 수 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세계 최고의 저출산율, 세계 최고 자살률, 그리고 어린아이를 다른 나라로 보내는 세계 최고의 해외 입양률 등 부끄러운 기록이 인구 감소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회 장로인 그는 기업과 교회가 인구 감소 문제에 위기의식을 갖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네마다 들어서 있는 교회가 인구 감소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강 회장은 교회가 ‘출산장려금’을 지급하고 주중에는 ‘어린이 돌봄 센터’를 운영하는 등 인구 감소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운동을 벌이겠다고 했다. 또 교회에 자살예방상담실을 상시 운영하고 베이비 박스를 만들어 나가도록 하는 등 ‘인구감소대책 국민운동본부’ 차원에서 다양한 인구 감소 대책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이 같은 계획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지원도 일정 부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인구감소대책 국민운동본부’ 창립 등 민간 차원의 인구 감소 대책 운동을 펼치겠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동참과 지지 의사가 이어지고 있다. 전남 목포시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전남출산운동본부’(이사장 박영종)의 경우 그동안 쌓아 온 노하우를 공유하는 등 지원 의사를 밝혔다. 개인과 교회도 강 회장에게 연락을 해 동참 의사를 밝히는 등 호응이 높다.

강 회장은 9월 창립 예정인 ‘인구감소대책 국민운동본부’ 운영에 앞서 스스로 솔선수범의 자세를 보이고 있다. 그의 곁에는 모두 50여 명으로 구성된 가족 모임 ‘사랑회’가 있다. 지난해부터 아이를 낳은 가족에게 100만 원의 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회사 직원이 출산을 하면 100만 원을 주고 매달 10만 원씩 10년간 일종의 육아수당을 별도로 지급하고 있다.

1943년 강원 태백 탄광촌에서 9남매 중 셋째로 태어난 강 회장은 학과라고는 광산과밖에 없던 태백공고를 졸업한 뒤 연세대 전기공학과에 입학(1961년)했다.

대학 졸업 후 육군 소위(ROTC 3기)로 전역한 뒤 산업화가 한창이던 1976년 성신화학을 창업했다. 지금은 1983년 설립한 동국성신(옛 동국전자), 가나안전자정밀 등 임직원 1600여 명(해외 공장 포함)이 근무하는 회사를 견실하게 운영하고 있다.

#강국창 동국성신㈜ 회장#인구감소대책 국민운동본부#저출산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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