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어머니가 형 어디 갔느냐고 물으시면 ‘일하러 바다로 갔다’고만 하고 돌아가셨다는 말은 차마 못 했어요. 이제야 하늘에서 형과 만나셨겠네요.”
2020년 9월 서해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공무원 이대준 씨(사망 당시 46세)의 동생(42)은 12일 오후 서울 강동구 강동성심병원 장례식장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무거운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장례식장에는 전날 별세한 모친 김말임 씨(78)의 빈소가 마련됐다. 동생은 “그렇게 둘러댈 때마다 어머니는 말수가 없어졌다.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고 짐작하시는 눈치였다”라고 했다.
김 씨는 3년 전부터 심장이 좋지 않아 경남 양산시의 요양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가족들은 지병을 앓는 노모가 충격을 받을까 봐 사망 소식을 알리지 못했고, 김 씨는 발걸음이 끊어진 넷째 아들의 소식을 무척 궁금해했다고 한다.
이날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을 맡은 하태경 의원과 국방위원회 간사인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이 빈소를 찾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근조화환을 보냈다.
이날 유족들은 민주당 윤건영 황희 의원이 보내온 근조화환을 보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고 이 씨의 아내 권영미 씨(43)는 “화환보다 하루빨리 대통령기록물 공개에 협조해 줬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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